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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공개된 미얀마 쿠데타 수장 저택…“자체 통신탑에 철통보안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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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11. 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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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현지매체인 미얀마나우가 공개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의 ‘난공불락’ 관저의 구글어스 위성사진 모습. 소수정예 군인들의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는 이곳은 호화주택과 함께 개인 수영장, 테니스코트와 자체 통신탑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미얀마나우 캡쳐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사자를 기른다, 미신을 맹신하는 부인의 사치가 심하다 하는 이야기는 떠돌았지만, 철옹성과 같은 관저 위성사진을 보니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세운 요새란 탄식이 나온다.”

미얀마 양곤의 대학교수였던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최근 현지매체를 통해 보도된 흘라잉 사령관의 관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A씨는 “관저와 관련해 나온 보도는 흘라잉이 사치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권력이나 목숨을 잃을까봐 두려워한다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꼬집었다.

22일 현지매체인 미얀마나우는 흘라잉 총 사령관을 비롯한 군부 고위 장성들의 관저를 구글어스 위성사진으로 공개했다. 매체는 해당 관저가 수도인 네피도 북동부의 산 밑 국방부 청사 인근에 위치해있으며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라 덧붙였다.

서쪽으로는 댐이, 동쪽으로는 산이 있는 이곳에는 미얀마 군부와 베트남 국영 비엣텔의 합작 통신회사인 미텔(Mytel)이 운영하는 자체 통신탑까지 있다. 흘라잉 사령관이 거주하는 멘션1 바로 근처에는 미얀마 군부 제2인자인 소 윈 부사령관의 관저인 멘션2가 위치해 있다. 작은 가옥들과 함께 개인 수영장은 물론 테니스코트까지 구비해 호화롭게 꾸몄다.
멘션1로 불리는 흘라잉 총사령관의 관저는 말 그대로 철옹성이다. 쿠데타 이후 탈영해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한 찐 요 대위는 매체에 이 곳을 “난공불락”이라 묘사했다. 2016년 흘라잉 사령관의 관저 입구까지 갈 기회가 있던 그는 “내부는 잘 모르겠지만 보안이 무척 철저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인원들만이 경비를 맡았다”며 60명의 군인으로 구성된 중대가 군견과 함께 지속적으로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찐 요 대위는 “멘션 1과 멘션2로 불리는 두 곳의 거주지에는 음식과 생필품 등이 정기적으로 배달돼 이 곳을 떠나지 않고도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며 “총사령관의 관저에는 로켓추진수류탄(RPG) 공격도 견딜 수 있는 ‘방탄’ 금속판이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고, 관저 아래에는 터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흘라잉 사령관이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미얀마나우 기자도 보안게이트를 두 차례 통과해야 하며 전신수색과 철저한 소지품 검사를 거친 끝에 입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이 지역의 멘션1 외에도 네두 차례 삼엄한 경비가 있는 문을 지나야 했고, 전신 및 가방 검사를 거쳐야 했다고 전했다.

철옹성 요새 같은 호화 저택에 자체 통신탑까지 구비한 흘라잉 사령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미얀마 인권 감시단체인 ‘저스티스포미얀마’는 흘라잉 사령관의 딸인 킨 띠리 뗏 몬이 소유한 기업이 미텔과의 계약을 통해 미얀마 전역에 1만2000개 통신탑 건설 계약을 수주했다며 “흘라잉의 저택과 개인 통신탑은 모두 미얀마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됐어야 할 공적자금으로 지어진 것으로 군부의 부패 정도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해 저항을 이어오고 있는 시민들은 “군부의 부패가 새삼스런 소식은 아니다”라면서도 “그저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부패를 저지를 뿐”이란 반응이다. 양곤에서 CDM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B씨는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아시아투데이에 “미얀마는 지금 군부 쿠데타때문에 불길에 휩싸인 작은 목조가옥과 같은데 흘라잉 총사령관은 군인들이 지키는 철통경호 저택에 숨어있다”며 “국제사회가 민주진영의 민주통합정부(NUG)를 공식정부로 인정하고 속히 군사정권을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22일 열린 ‘중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흘라잉 총사령관이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정상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재로 열렸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아세안 국가들의 반대에 따라 흘라잉 사령관이 불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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