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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날아간 5300억원 돈줄..美민간 항공기 아프간 투입 결정

허공에 날아간 5300억원 돈줄..美민간 항공기 아프간 투입 결정

기사승인 2021. 08. 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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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 세력들. /AP연합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으로 수송할 예정이던 달러를 막고,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지원을 즉각 중단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아프간의 ‘돈줄 죄기’가 본격화됐다. 인도적인 차원에서는 국방부 허가를 전제로 미 연방항공국(FAA)이 철수를 돕기 위한 민간 항공기 투입을 허용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IMF는 아프간에 예정된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한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IMF는 “국제 사회가 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아프간은 SDR을 비롯한 IMF의 어떤 자원에도 접근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달러·유로·엔·파운드·위안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권리이다.

이번 조치는 국가 재건을 목표로 하는 탈레반 정부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IMF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통 받는 빈국을 지원하고자 6500억달러(약 761조원)에 달하는 SDR을 오는 23일 재배정하기로 했다. 아프간에는 자국이 IMF에 보유한 지분 비율(0.07%)인 4억5500만달러(약 5300억원) 상당의 인출권이 주어질 예정이었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힘든 아프간의 빈곤이 더욱 가혹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프간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방 세계는 강경하다. 특히 아프간에 대한 돈줄 죄기는 미국 입김이 작용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탈레반을 넘어 아프간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주 아프간으로의 달러화 수송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 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이다. 나아가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해 탈레반의 접근을 막은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아즈말 아흐마디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는 국외 도피 중 “우리 중앙은행 보유 자산이 지난주 기준 총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 정도”라며 “카불이 함락되기 전까지 달러 한 장도 탈레반 손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탈출을 원하는 아프간인들을 돕기 위해서도 미국이 나섰다. FAA는 성명을 통해 국방부 사전 허락 하에 대피와 구호를 위한 민간 항공기 투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전날 미군은 C-17 10대로 약 1800명을 대피시켰다. 지난 14일 이후로는 모두 60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약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다발을 싣고 도피했다는 보도로 아프간 국민들의 분노를 산 아슈라프 가니(72)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머물고 있는 사실을 공개하며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은) 근거 없는 주장이고 거짓말”이라며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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