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세력 공격 이어지자 "집에 들어오는 물건을 철저히 살피고 정신 바짝 차려라" 경고
민주진영 정부 장관, 반(反)군부 인플루언서 SNS 계정 신고 지시도
|
13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소 툿 미얀마 내무부 장관의 부인인 도 닐라 세인이 다른 고위 관료 부인들과 가진 그룹 통화에서 “그들(저항세력)은 정말 무섭다. 밤에 잘 때도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도 닐라 세인이 다른 고위 관료 부인들과 나눈 바이버(Viber) 통화 내용이 유출되며 외부에 알려졌다.
유출된 대화에서 도 닐라 세인은 내무부와 군 고위 관리들을 공격하기 위해 수도인 네피도로 저항군 30명이 파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집 안으로 들어오는 물건을 꼼꼼히 확인하라. 밤에 잘 때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경찰 제복을 입은 수행원과 함께 동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고위 관료 가족 차 안에 군경 제복을 입은 사람이 있는 것을 저항 세력이 목격할 경우 차에 폭탄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식당에서는 고위 관료의 자녀들이 저항세력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밤에는 외식을 해서도 안된다는 경고와 함께 불교 경전의 구절을 암송하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지금 당장 불교 경전을 암송해라. 그들(저항세력)이 다른 사람들을 잡지 못한다면 당신을 잡으러 올 것”이라는 도 닐라 세인의 당부에는 이들이 시민 저항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도 닐라 세인은 통화에 참여한 고위 관료의 부인들에게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 장관들과 유명 인플루언서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신고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NUG에서 노동·교육·보건 분야의 장관을 맡고 있는 조 웨 소 의학박사와 반(反)독재 활동가 판셀로를 지목했다. 그는 “모두들 그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의 페이스북 계정이 신고 누적으로 정지될 때까지 신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통화가 이루어진 당일부터 해당 인사들의 계정을 신고하라고 하며 “방법을 모르면 자녀들에게 물어보라”고 명령했다. 군부에 맞서고 있는 조 웨 소 박사와 판셀로는 각각 40만명과 28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군부 비판에 앞장서 온 판셀로는 이에 대해 “조 웨 소 박사나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려는 시도는 군부에 대항하는 혁명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신들이 낮잠을 잘 때만 멈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서는 12일까지 862명이 군부의 폭력으로 사망했다. 군부 탄압이 계속되자 최근에는 경찰서 등 정부 시설이 폭탄이나 방화 등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군정이 임명한 지방 관료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