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일 양산능력 키우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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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달 28일부터 사전계약 순번대로 고객 인도를 시작한 아이오닉5의 초도 물량은 약 1000대로 이달 말까지 누적 생산량은 2000여대로 예상된다.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3760대가 실제 계약된 이후 계약대수가 이미 4만대를 넘어섰다. 이에 현대차는 울산1공장의 아이오닉5 월 생산량을 최대 1만대로 정하고 연간 국내 판매 목표인 2만6000대를 연말까지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대차가 최근 부품 수급 문제로 아이오닉5의 월 생산량을 당초 계획의 3분의 1 수준인 2600대로 축소하면서 사전계약자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말부터 아이오닉5 양산에 돌입했지만, 구동 모터(PE 모듈)를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설비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보름만인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울산1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6500대가량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동 모터의 납품 정상화를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부품이 아이오닉5의 해외 물량에도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내수 물량은 많아야 2000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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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보조금 지급 여부도 아이오닉5의 성패를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 보조금에 지역 보조금이 더해지는 형태로 출고 전에 지자체 보조금이 소진되면 국고 보조금이 남아 있더라도 지역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가 높은 서울과 부산은 보조금 접수율이 지난달 29일 기준 각각 80.2%, 58.4%에 달했다. 아이오닉5의 생산·출고 지연으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사전계약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가며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에만 모델3를 2415대 국내 판매하며 전기차 보조금을 쓸어갔다. 테슬라는 지난달 말 모델3·모델Y 등 7000여대의 국내 물량을 확보한 만큼 이르면 이달 중 차량 출고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지난 1분기 판매량 3232대를 합쳐 상반기 내 최소 1만대 이상의 국내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경 등을 통한 전기차 보조금 증액을 검토하고 있는 점은 현대차로선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테슬라의 물량 공세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며 “현대차가 사전계약자를 실제 고객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양산 능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