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백화점 모피 매장에 한 여인이 들어섰다. 옷부터 가방, 액세서리까지 온통 명품으로 치장한 삼십 대의 젊은 여자다. 여유 있게 매장을 둘러보고 상담까지 받은 그녀가 떠난 후 매장이 발칵 뒤집혔다. 수천만 원짜리 모피코트가 사라진 인데 이런 모피 절도 사건이 이번만이 아니었다. 바로 전날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도 모피코트 절도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한 백화점에서는 절도 사실을 들키자 ‘사려고 한 건데 왜 그러냐’며 그 자리에서 수천만 원 값을 치르고 유유히 나갔다. 결국, 백화점 모피 매장 직원들 사이에 그녀를 조심하라는 주의보까지 돌게 된다. 그리고 밝혀진 그녀의 정체는 입고 있는 옷과 가방이 다 합쳐 4억 원이 넘는다며 한 방송에 소개되어 일명 ‘4억 명품녀’라고 불리던 이 씨(가명)였던 것이다. 방송에 나와 재력을 자랑하던 그녀는 왜 몇 년 사이에 절도범이 된 것인지 알아본다.
그녀를 둘러싼 이상한 일은 모피 절도 사건뿐만이 아니었다. 이 씨는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두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어마어마한 재력가로 자신을 소개한다. 사는 곳과 타는 차는 물론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휘두른 그녀의 호화스러운 생활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SNS에서 몇 번 착용하지 않은 명품들을 싼 가격에 판매했고, 그녀 자체를 보증서처럼 믿었던 사람들은 전혀 의심하지 않고 중고명품을 거래했다고 한다.
“지퍼를 닫으려고 정리를 하다가 뚝 부러지는 거예요.
이거 왜 부러져 명품가방이 이렇게 허술한가?
그래서 제가 백화점에 가서 맡겼더니
고객님 이거 저희 제품 아니에요, 그러더라고요.”
-피해자-
이 씨가 판매한 고가의 명품 가방이 이른바 ‘S급 짝퉁’, 즉 가짜였던 것이다. 급기야는 이 씨를 믿고 가짜 명품을 구입했다 피해를 본 사람들이 대책 모임을 만들 정도로 피해는 끝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엔 국내에 단 한 점뿐인 최고급 명품시계를 빌려 가더니, 다음날 술에 취해 그만 잃어버렸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정말 그녀는 단 하루 만에 명품시계를 분실한 불운의 주인공인 것인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에도 여전히 당당한 그녀의 이야기가 19일 밤 9시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