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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코백스 퍼실러티 무산될 가능성 높다”

외신, “코백스 퍼실러티 무산될 가능성 높다”

기사승인 2020. 12. 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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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국가 코로나
지난 8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저소득 지역에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제로 한 벽화 근처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사진 =AP 연합
한국 정부가 1000만 명분을 확보한 경로로 알려진 글로벌 백신공급 연합체 코백스(COVAX)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 통신은 코백스 내부 문서를 토대로, 현재 자금 부족과 복잡한 계약 조정 등의 문제로 공동구매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코백스는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지난 6월 설립한 백신 공동구매 글로벌 연합체로, 고소득국가들에게서 기부받은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금액은 약 21억 달러로, 코백스 측은 추가로 49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금의 대부분은 영국과 유럽연합이 기부했으며, 미국과 중국은 재정적인 기부 약속을 하지 않은 상태다.

1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열린 GAVI 이사회 내부 보고서에는 “코백스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서에는 “공동구매 계획이 급조된 탓에 저소득 국가의 사람들은 2024년까지 백신에 접근하지 못해 백신 접종에 뒤쳐질 수 있다”고 돼 있다.

실제로 코백스가 산정한 백신 1개의 가격은 약 5달러(약 5467원)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상용되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1회분에 2만 원에서 4만 원인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이로 인해 코백스는 저렴한 백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코백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사노피와 총 4억 회의 공급 계약을 했다. 그러나 해당 백신들은 모두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까지 사용 승인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확실히 배급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AP통신에 따르면, 코백스가 현재까지 체결한 구매 계약은 법적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코백스 연합은 균열이 생기고 있다. 태평양의 섬나라인 팔라우는 이달 초 발표에서 코백스 참여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백신을 기부받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사아, 페루, 방글라데시는 코백스에 잔류하면서도 최근 따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백신 계약을 맺었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서방 제약사의 백신을 복제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지적재산권 조항 면제를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국내의 한 감염내과 교수는 “코백스는 팬데믹에서 가장 취약한 아프리카 등 소위 저개발국가들에게 국제기구와 고소득국가들이 무료 또는 저가로 백신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체제”라며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코백스 백신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고 강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코백스는 당초 아프리카,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에 있는 91개의 저소득국가 취약층의 20%에게 2021년 말까지 최소 20억 개의 백신 접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WHO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시장 가격보다 낮은 비용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화이자, 모더나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코백스에는 현재 184개 국가가 가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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