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명단 파악해 막는 등 빠르게 극복"
염수정 추기경 "기도로 마음 모으며 역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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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염수정 추기경 등 한국 천주교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방역 책임자로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방역 상황이 더 악화 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또 고용도 무너져서 국민들의 삶에서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순간의 방심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다음 주까지가 고비인데, 이번 주가 특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 주고,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종교 지도자들께서 용기와 기도를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천주교회는 정부의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고, 신자들의 개인위생에 철저하도록 각 본당 신부님들을 통해서 알리고 있다”며 “저희 모두도 우리 신자들과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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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천주교 지도자들은 오늘 오찬 간담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 사회의 연대와 협력 정신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코로나19의 빠른 극복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며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서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이어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조만간 기독교 지도자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중 대주교 “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 달라” 기도
강 대변인은 이날 오찬 중 오간 문 대통령과 천주교 지도자들과의 대화와 문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 등도 소개했다.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은 “지난 2월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하루 뒤 대구에서 1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고 바로 그 다음날 미사를 중지했다가 지난 5월 7일에야 (70여 일만에) 미사를 재개했다”며 “최근 대구에서는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서울과 관련해서 2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서로 나누면 결국은 코로나를 막아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은 슬기롭게 코로나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그때의 경험이 수도권 대유행에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사랑제일교회 문제는 (신도 명단)파악이 되는대로 빨리 빨리 확산을 막을 것이지만 광화문 집회는 (참가자)파악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주교님 말씀대로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빠르게 극복해서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는 “코로나 이후 시대를 위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말씀하셨다”며 “코로나의 원인이 생태계 혼란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농촌 친환경 농업이 확산되도록 정책에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 “코로나를 기후변화 때문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최근 기상이변도 기후변화에 원인을 두고 있다고 한다”며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수위를 바짝 높여야 할 상황”이라고 답했다.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는 “내년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인데 김대건 신부의 보편적 형제애, 평등, 인간존엄 정신을 인정해 유네스코가 2021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했다”며 “코로나19는 혼자 힘으로 이겨낼 수 없고 연대와 협력, (김대건 신부의)형제애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국민이 너무 많이 힘들고 지쳐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되면 저도 (김대건 신부 관련 행사에)참석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님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삶의 대부분을 기도하고, 다른 교우를 돕는데 평생을 바치셨다”며 “많은 신부님, 수녀님, 연도대원의 기도 속에 조용히 떠나셨는데 어머님을 편히 보내드릴 수 있었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천주교 지도자들이 미사봉헌과 기도를 언급해 준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기도해 준 힘으로 제가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천주교가 지도력을 발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에 이어 김희중 대주교는 “코로나19 극복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