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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극복 종교계가 모범 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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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0. 08. 20. 13:55

한국 천주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
"국민 마음 치유위해 용기와 기도 나눠달라"
"어려울 때일수록 천주교 국민에게 희망 줘"
문 대통령, 천주교 지도자들과 오찬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등 천주교 지도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천주교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하고 “정부는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방역 상황이 더 악화 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또 고용도 무너져서 국민들의 삶에서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한순간의 방심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다음주 까지가 고비인데 이번 주가 특히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주고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종교지도자들께서 용기와 기도를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천주교는 코로나 극복과 수해 복구에도 국민들께 많은 위로를 줬다”며 “코로나로 생계가 막막해진 이웃의 손을 잡아주시고 또 수해 피해 지역에 모아주신 성금을 국민들 모두 감사하게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가장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들과 나눔과 상생의 정신으로 함께 해 주시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천주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 왔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앞당기는 데도 함께 해 달라”

어울러 문 대통령은 올해 6·25 전쟁 70년을 맞아 전국 16개 교구에서 한반도평화기원 미사를 봉헌한 것과 2016년부터 매년 한반도 평화나눔 포럼을 개최해 온 것을 언급하며 “남북간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터지고,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데 천주교가 늘 함께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땅도 하나 우리도 하나, 한 몸이라며 한반도 평화에 헌신해 오신 고(故) 장익 주교님의 숭고한 삶을 되새겨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향년 87세로 선종한 장 주교는 장면 전 총리의 아들로 미국과 유럽 여러 곳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963년 오스트리아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 정릉 본당 주임을 거쳐 서울대교구 공보·비서실장 등을 지낸 고인은 1994년 분단 교구인 춘천교구 교구장에 임명되면서 통일 사목에 관심을 기울였고, 2005년 함흥교구장 서리로 임명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내년 김대건·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최초의 신학생이었던 그분들을 기리며 한국 천주교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염수정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염 추기경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 기원”

이에 염 추기경은 “올해 유례없이 긴 장마로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컸고,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대응으로 정부와 의료진들이 정말 애를 많이 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최근 들어 종교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재유행 조짐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우리 천주교회는 정부의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고 신자들의 개인위생에 철저하도록 각 본당 신부님들을 통해서 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코로나19의 희생자들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서 여러차례 기도해주셨다”며 “우리 정부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총력 대응을 하고 있기에 이런 위기를 국민들과 서로 협력해 잘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저희 모두도 신자들과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함께하겠다”며 “모든 국민들과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지도자들과 간담회 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염수정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종교계 소통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 취임이후 첫 천주교 지도자 초청 행사로 지난해 7월 3일 한국 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간담회와 같은 해 7월 26일 한국 불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이은 세 번째 종교계와의 소통 자리였다.

간담회에는 서울대교구장 염 추기경을 비롯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김준철 신부 등 천주교계 지도자 9명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간담회는 한국 천주교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미사를 중단하는 등 천주교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하고 자체 방역 관리에도 노력한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천주교가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국민을 다독이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도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묵주 기도의 모후’라는 제목의 성화(聖畵)를 전달했다.

심순화 화백의 작품인 이 성화는 지구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 기도하는 내용으로 팔목에 찬 묵주의 메달 문양은 한반도 지도로 남북 화합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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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성화 ‘묵주 기도의 모후’./제공=청와대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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