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량 14~28% 감소…"자가용 태양광발전량 줄어 수요↑"
덕 커브 등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책 필요…"ESS·마이크로 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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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분일식이 진행된 오후 3시 53부터 오후 6시 4분까지 전력수요량이 최소 83만킬로와트(kW)에서 최대 194만kW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APR-1400의 발전용량이 140만kW급인 점을 감안하면 원전 1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력수요량이 급증한 것은 주택 지붕 위나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자가소비용 태양광발전과 한국전력과 별도 직거래하는 PPA(전력구매계약) 태양광발전 등에서 부분일식으로 인해 발전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즉 태양광 발전을 통한 자가 소비분이 감소한 만큼 전력수요량이 늘어난 셈이다.
한전에 따르면 주택 태양광발전 등 소규모 분산형전원 고객(상계거래고객)의 발전설비용량은 약 150만kW이며, 태양광 PPA 시설용량은 745만kW에 달한다. 상계거래제도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자가소비하고 남은 잉여전기는 실시간으로 한전에 공급하고, 반대로 부족할 경우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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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안산시에 설치한 9호·14호 태양광발전소도 유사한 추세를 보였다. 조합에 따르면 9호 발전소는 21일 오후 4시~6시 발전량이 20일 대비 28.5%, 22일 보다 21.5% 감소했다. 14호는 20일과 22일 대비 각각 27.8%, 26.1% 줄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부분일식으로 자가소비용 태양광발전량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LNG발전 등 중앙발전기 가동이 증가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부분일식은 예측된 자연현상이므로, 전력당국이 사전에 수요증가량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었다. 전력거래소는 일식시간대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예비력 200만kW를 추가 확보하고, 수도권 지역 전압 불안정에 대비해 변전소 전압을 상향 조정했다. 또 송변전선 설비 휴전작업이나 발전기 시험운전 등을 중지하고, 발전사 등 유관기관에 안정운전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고 비상상황대응 체제를 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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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현상과 같이 날씨 등 외부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간헐성 극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발전량이 급변동하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이 대표적이다. 덕커브 현상은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낮 시간의 전력수요가 낮아지고, 해가 지는 시간부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수요패턴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수요패턴의 모양이 오리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늘어날수록 덕 커브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부분일식으로 자가용 태양광발전량이 줄면서 계통수요가 늘어났듯이 역으로 평상시 태양광발전이 수요관리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등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태양광발전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있다”며 “국소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인 ‘마이크로 그리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