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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국감 일정이 없는 28일 소속 의원,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보좌진, 전국 기초·광역 의원들이 총결집하는 3000명 규모의 규탄 결의 대회에서 고강도 투쟁의 정점을 찍고 퇴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내부 결속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후 정상화 방법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또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 참석을 위한 정 의장의 출국이 29일로 예정돼 있는 점도 국회 정상화 논의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 ‘금기시’됐던 국감 복귀 주장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3선의 이혜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감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며 “이 중요한 국감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겠느냐. 빨리 국회의 기능인 국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무기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다. 저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전격적인 국감 참석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을 만류하기 위해 일부 의원들이 국방위원장실로 찾아가 3시간 넘게 김 위원장의 국감 출석을 가로막고 이들은 위원장실 출입문을 소파로 막고 김 위원장이 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아 뒀다. 이 과정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보좌진이 ‘김 위원장이 감금됐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감금 소동’ 후에도 29일부터 국감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참담하고 비통하다”며 “오늘도 동료의원들의 물리력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 없었지만 나는 사회권을 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다음 일정이 잡힌) 모레부터 다시 국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틀째 단식농성 중인 이정현 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이 한발씩 물러날 명분이다.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지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 앞 복도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씨는 중립의무를 지킬 의지가 전혀 없다”며 “같은 야당인 박주선 부의장에게 의장직을 물려주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 또한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상황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한 대학교 강연에서 “그 자리(국회의장직)가 아무렇지도 않은 자리거나 막 무시하고 폄훼하고 그럴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의장은 그만둘 때도 본회의에서 의결하도록 돼 있다”며 새누리당의 사퇴 촉구를 일축했다.
현재까지 당내 의원들의 의견은 백가쟁명식으로 나뉜다. 고강도 투쟁을 주장하고 있는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김영우 의원은 개인 자격으로 위원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국방위원장이 새누리당 몫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일어나면 징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류 변화를 촉구하는 다른 의원은 “서로 다같이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정 의장과 이 대표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고 국감 보이콧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금주 내로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