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희망퇴직 논란 13일 일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1220010014144

글자크기

닫기

홍정원 기자

승인 : 2015. 12. 20. 18:49

2014111701010014235_p1
지난 8일부터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 신청기간이 종료됐다. 애시 당초 직급과 연차를 가리지 않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희망퇴직이었지만 신입사원에까지 희망퇴직을 강요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희망퇴직이 시작된 7일부터 최종 702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된 18일까지 열흘간의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논란’을 정리한다.

◇두산인프라코어 올해 네 번째 희망퇴직 접수 발표
지난 8일 경영난에 처한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말 기술직 4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뒤 불과 일주일만에 다시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 건설기계 시장 축소 등의 여파로 매출 감소와 적자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사업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업무 제거, 사업의 우선순위화 및 선택과 집중, 구매 혁신 등을 실천해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시장 상황에 맞게 조직과 인력을 조정하는 것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조치”라며 “이를 발판 삼아 회사를 하루빨리 안정적인 궤도에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대상자 임의 선정·통보, ‘강제 희망퇴직’ 논란 점화
13일 두산인프라코어측이 전체 사무직 임직원 중 임의로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정·통보한 사실이 보도(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51213010009112&ref=search)되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두산인프라코어측은 당시 각 부서별로 25~50%의 인원을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 개별 면담 후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자의 의지에 반해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 사실상 정리해고와 다름없는데,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사유와 예정 인원 등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한다.

한 법률전문가는“조기명예퇴직의 한 방법인 희망퇴직은 근로자가 자신의 의지로 퇴직을 결정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정리해고와 다르다.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한다면 희망퇴직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근로기준법 제24조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를 하기 위해서라면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입 6개월차 23세 여직원에 희망퇴직 종용 강제’ 블라인드 앱 공개…논란 확산
14일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신입 6개월차 23세 여직원에게까지 희망퇴직을 종용한 사실이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앱’를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해당 게시물은 페이스북·트위터 등 각종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그 과정에서 일부 두산그룹 임원 자제들이 희망퇴직 전 계열사로 옮겼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지난 2월과 9월의 사무직 희망퇴직 당시,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했기에 이번 희망퇴직에서 사원·대리급이 두드러져 보였을 수는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임원 자제들에 대한 특혜의혹에는 “임원 자제들을 선제적으로 계열사로 전보발령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1~2년차 신입사원 희망퇴직 취소 지시
16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서울 대한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조찬강연에서 기자들을 만나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감원이 많이 됐다”며 “(두산인프라코어)1~2년차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은 철회하라고 오늘 새벽 지시했다. 곧 조치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회장의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그간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철학을 고수하며 젊은 인재 확보에 열성을 다한 그룹 총수답게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과 관련한 논란에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철학을 고수해 온 박 회장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태가 사태인 만큼 여론이 금방 진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년차 신입사원 희망퇴직 반려 조치…‘회고록 작성’ 퇴직 강요 논란 불붙어
박 회장의 지시가 떨어진 지 하루 뒤인 지난 17일 두산인프라코어측은 1∼2년차 신입사원을 희망퇴직 대상자에서 제외했다. 이날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28명에 대해서도 철회조치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1~2년차 사무직 신입사원 총원은 88명이다. 회사의 반려에도 퇴직 의사를 밝히면 퇴직 처리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희망퇴직을 거부한 기술직 직원 21명에게 지난 7일 대기발령을 내린 후 매일 A4용지 5장 분량의 ‘회고록’을 쓰도록 하면서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두산인프라코어측은 “회사 측은 “이들은 희망퇴직과 상관 없이도 이미 근태불량이나 조직에 해를 끼친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아 대기발령 상태에 있는 것”이라며 “회고록 쓰기는 명상하기, 스트레스 관리, 건강관리 등 하루 일과 프로그램들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희망퇴직 접수 마감…최종 702명 이달 중 퇴직 절차 완료
18일 총 702명의 두산인프라코어 사무직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무직 전체 직원 3041명 중 20%가 넘는 직원이 퇴직의사를 밝힌 것이다. 회사 측은 이달 중으로 퇴직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근무년수 등에 따라 최대 20개월치 월급을 위로금이 지급된다.

702명의 희망퇴직 대상자 중에는 마지막까지 퇴직의사를 거두지 않은 1~2년차 신입사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2월, 9월, 11월(기술·생산직)에 총 3차례 퇴직프로그램으로 퇴사한 830명을 포함하면 올해에만 총 1500명 이상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떠나게 됐다.

다음주 초에는 공작기계사업부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다. 또 불필요한 업무 제거, 사업의 우선 순위화 및 선택과 집중, 구매 혁신 등을 실천해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방침이다.


홍정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