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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명의]아시아서 인정받는 견주관절학 선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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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기자

승인 : 2015. 09. 24. 11:20

3대째 의료명가 맥 이어가는 이상훈 CM충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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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CM충무병원장이 올해로 설립된 지 66년째를 맞는 CM충무병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희진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에 ‘삼대(三世)에 걸쳐 의사를 지낸 사람이 아니면 그에게 지은 약을 복용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오는 의술이나 의사의 사명감이 남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도 대를 이어 의업(醫業)을 하는 가족이 적지 않지만 전공까지 같은 3대 집안은 흔치 않다. 외과 3대를 이어가고 있는 이상훈 CM충무병원장(41) 얘기다.

이 원장의 할아버지로 일본 나고야 대학병원의 의사였던 고(故) 이범순 박사는 1949년 낙후됐던 국내 의료계에 도움이 되고자 한국으로 귀국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연합병원(현 CM충무병원)’을 설립했다. 이 원장의 아버지 이도영 박사(현 CM충무병원 이사장)도 2대 병원장으로 이 병원을 운영했다. 1969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국내 관절·척추 분야 발전에 힘썼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이 원장이 2013년 1월부터 CM충무병원 3대 병원장을 맡아 ‘외과의사 3대’ 의료명가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어깨 치료’ 노하우 배우기 위해 의사들이 찾는 의사
이 원장을 외길 3대로 이끈 것은 히포크라테스의 사명감이다. 어릴 적부터 의사 가운이나 수술복을 입은 아버지 모습이 익숙했고, 태어날 때부터 의사였던 것처럼 그 일이 자신의 숙명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CM충무병원이 66년이란 긴 역사를 써내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도 3대째 내려오는 정도(正道)의 진료를 꼽았다. 그는 “‘의사로서 떳떳하고, 환자에게 정직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의료인으로서의 명분을 고수하는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콜롬비아대학의 견주(어깨·팔꿈치)관절·관절경·스포츠손상 임상강사를 거쳐 CM충무병원에서 어깨관절센터를 이끌고 있다. 어깨·팔꿈치·스포츠의학 전문가로서 꾸준한 국내외 연구 및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국내 정형외과 학계에서 ‘어깨 박사’로 통한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어깨 치료에 있어 현재 아시아권에서는 명실공히 견주관절학의 선두주자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견주관절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 특히 한국의 견주관절 수술은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해외 의사들은 견주관절학을 교육받기 위해 찾는 대표 국내 기관으로 분당서울대학병원·삼성서울병원과 함께 CM충무병원을 손꼽는다. CM충무병원은 양질의 전임의 교육제도로 인정받는 전임의 수련 병원으로 유명하다. 국내 정형외과 전문의들 중 이 원장으로부터 어깨·팔꿈치만 집중적으로 1~2년간 교육받기 위해 와있는 전임의(펠로·임상강사)들이 근무한다.
정형외과 전문의들 중 특정 관절의 교육을 받기 위해 1년 이상 교육과정을 다시 밟는 전문의들을 전임의라고 하는데, 이는 대형 대학병원에만 있는 제도다. 그러나 견주관절 전임의 만큼은 CM충무병원 지원율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은 수술 사례와 다양한 환자군을 접할 수 있는 데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대부분의 치료를 전담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

해외에선 세계학회를 통해 알게 된 이 원장에게 교육받기 위해 매년 수십 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CM충무병원은 인터내셔널 펠로십을 통해 매년 2~3명의 장기 연수기회를 해외 전문의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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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충무병원 내에는 ‘의불삼세불복기약(醫不三世不服其藥)’이라는 의가(醫家)의 격언이 걸려 있다. 3대째 의업을 이어가는 이상훈 CM충무병원장이 격언 앞에 서있다.

◇아시아권 ‘스포츠의학’의 메카 병원 만들 것

어깨관절 질환은 ‘스포츠의학’과도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지닌 분야다. 스포츠의학은 일반 치료와 달리 전문성이 더욱 많이 요구되는 부분이므로 무엇보다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의 진료가 필요하다. 이 원장은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전담병원인 미국 뉴욕 콜롬비아 대학병원에서 세계 최고 프로 선수들의 치료과정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스포츠 의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국가대표 배구 팀 닥터, 프로야구팀 기아 타이거즈·NC 다이노스의 수석 팀 닥터를 맡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 구단에서 신인선수를 뽑으면 4개 팀에서 이 원장에게 메디컬 테스트를 의뢰하고 있으며, 국내 프로야구 투수의 부상 대부분을 치료하고 있는 것도 이 원장이다. 그는 “몸이 재산인 운동선수의 진단과 치료·복귀 과정에 집중한다”며 “부상을 입은 선수를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시킬 때 의사와 병원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척추·관절 전 분야에서도 연구와 교육을 토대로 앞선 치료를 지향한다. 서울대학병원 주임교수·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한 정문상 교수가 CM충무병원의 수부·족부외과센터장에 합류하면서 대한민국 근골격계의 메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의 병원으로 인지되고 있다는 게 의료인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심장내과 △소화기내과 △외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진단의학과 △임상병리과 △영상의학과에도 일류 의료진이 포진한 실력파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앞으로 ‘한국형 원조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이자 정형외과 분야 세계 1위인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를 CM충무병원의 롤 모델로 꼽았다. 그는 “HSS 병원은 대학병원이 아님에도 수많은 논문과 기초·임상연구와 진료 등 모든 면에서 중심이 되는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아직 우리나라에 없는 모델인데 CM충무병원에서 나오는 모든 논문이 치료의 스탠다드가 되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그가 최근 추진하는 목표는 미국 LA에 있는 컬란-조브 클리닉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전문 병원이다. 컬란-조브 클리닉은 미국 스포츠 의학계의 선구자 로버트 컬란 박사와 프랭크 조브 박사가 설립한 병원으로, 국내외 프로 선수들의 어깨와 팔꿈치·무릎 수술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이 원장은 “ 컬란-조브 클리닉은 야구선수 등 세계 수많은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는 ‘신의 전당’ 같은 곳”이라며 “아시아권에도 이런 병원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추진하게 됐고 실행 단계에 와있다. 내년 하반기쯤이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이는 국가 경쟁력과도 연관이 있다”며 “국내에 대형 선수가 많이 배출되지 못하는 건 부상 때문이다.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박찬호나 박지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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