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역사교육 불신·혼란 주범으로 서남수 장관 지목 ‘박사논문 표절’ 논란에 급물살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1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새누리당이 표결을 거부하고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무산됐다.
이날 무기명으로 진행된 표결에서 두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총 120명이 참여해 재적의원 과반인 150명에 미달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박수현 민주당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표결불참은 입법부의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삼권분립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국회의사당 퇴장이 아니라 역사에서 퇴장이며 정의의 포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 장관은 자발적으로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해임건의안은 민주당 소속 의원 126명 전원의 동의로 지난 7일 제출돼 10일 본회의에 보고됐다.
서 장관 해임건의안은 한국사 교과서 부실 검정심의로 역사교육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초래했다는 이유와 함께 최근 본지 보도로 불거진 ‘교육계 수장의 박사논문 표절’ 파문이 겹치면서 급물살을 탔다.
황 장관의 경우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및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 교체 등이 이유다.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폐기된다’는 규정에 따라 이날 민주당이 대정부질문 파행을 볼모로 해임건의안 상정을 밀어붙여 자동폐기는 막았지만 헌법 63조에 명시된 ‘국회 재적의원 과반찬성’ 조항에 결국 가로막혔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의 경우 일반 법안처리(과반출석-출석과반 의결)와 달리 재적의원 300명 중 15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해임건의안 상정 자체를 반대할 정도로 부정적 입장이었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마무리를 위해 민주당이 요구한 해임건의안 상정에는 동의했으나 표결을 앞두고 본회의장을 떠나는 등 아예 투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을 다시 제출해서라도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우리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각오와 결의로 잘못된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 요구를 반드시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해임건의안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 장관이 곪아터진 역사교과서 문제와 함께 논문표절 파문으로 인해 낙마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스스로 자진사퇴하거나 ‘실언 논란’으로 해임당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처럼 청와대의 ‘경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 최태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