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는 우리나라 기업체 중 9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중기가 희망이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
친(親)중소기업을 표방한 박 대통령은 이후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손톱 밑 가시’라고 표현하며 가시 제거에 나섰고,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323만5000개, 대기업 3000개로 중소기업 비중이 99.9%를 차지한다. 또 중소기업 종사자는 1262만7000명으로 전체 사업체 종사자 1453만 4000명 중 86.9%를 차지한다. 이는 전체 경제활동인구 2509만9000명의 50.3%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살리기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중기 육성을 위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악한 상태다.
◇중기 최대 경영애로는 내수부진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최대 경영애로는 '내수부진'(61.7%)으로 15개월 연속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또한 대기업들이 해외 현지생산을 늘리면서 국내 제조업 생산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로 제조업 해외생산 비중은 2003년 4.6%에서 2010년 16.7%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원부자재도 현지 매입이 2005년 37.3%에서 2010년 51.3%로 14%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휴대폰·가전 등 전자업종의 해외생산 비중이 70~80%, 자동차는 40%대에 이른다.
◇부채는 높고 대출은 힘들고 ‘돈맥경화’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양극화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 지원 확대’는 사실상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은 6월말 기준으로 총 178조7316억원이다. 상반기에 총 4조5175억원 늘었으며 이중 2분기에 늘어난 액수가 3조63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2분기 대출액 중 80%인 2조4506억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보대출이 가능한 개인사업자 대출만 늘어난 것이다.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담보대출 비중은 5.6%포인트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5.3%포인트 줄었다.
특히 같은 기간 1∼3등급 기업대출은 15조6000억원, 4∼5등급은 34조1000억원 늘어났지만 6등급 이하는 20조3000억원 줄었다.
표면적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권의 대출은 늘어났지만 실질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금융권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총부채/자기자본)은 대기업의 92.6%보다 60.7%포인트 높은 153.3%를 기록했으며 이는 2006년 145.4%보다 높은 수준이다.
◇어려운 인력투자와 연구개발
열악한 중소제조업 현실은 인력투자, 연구개발 등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제조업 사업체수 33만9407개 중 종업원 50인 이상 사업체는 1.4%(9268개)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은 2003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75%선에서 정체돼 있다. 중소기업 중에서 기술개발 활동에 참여한 업체는 28.1%, 매출액 대비 2.5%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 역시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간한 ‘2013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1인당 월평균 임금은 262만원으로 대기업 492만3000원의 62.1%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53% 수준으로 더 열악했다. 생산성 차이가 임금 격차로 나타났다.
◇끝없는 인력난, 일할 사람이 없다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도 심각한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210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3 중소제조업 인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평균 인력부족률이 9.6%로 업체당 평균 2.65명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부족률이란 필요 인원을 현재 인원과 필요 인원의 합으로 나눈 비율로 현재 8명이 근무하는 업체에서 2명이 필요할 경우 인력부족률은 20%이다.
특히 근로자 수가 201∼300명인 업체의 경우 인력부족률은 사무직은 0.2%, 생산직은 2.8%에 불과했지만 1∼5인 업체는 생산직 27.6%, 6∼10인 업체는 생산직 21.9%, 11∼50인 업체도 생산직 인력부족률이 13.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청년실업의 증가에도 중소기업에 취직하겠다는 취업준비생은 10명중 2명에 그친다는 실태조사가 발표돼 이러한 인력난 해결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올 초 현대경제연구원가 전국 20~30대 취업자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취업준비생의 실태를 점검에서 취업준비자 10명중 2명인 23.6%만이 중소기업에 가겠다고 답했다. 공무원 27.9%, 유명벤처 및 중견기업 26.4%보다 낮았다.
◇수출로 살 길 열어야 …그러나 쉽지 않다
지난 5~6년간 국내 중소기업의 수는 30만개, 고용인원은 195만명 늘었다. 하지만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심해진 결과다.
현재 중소 수출기업은 8만6000곳으로 전체 중소기업의 3%에 못 미친다. 지난 2008년까지 30%대를 유지하던 국내 기업 수출 대비 중소기업 비중은 지난해 18.7%까지 떨어졌다. 수출액 역시 2006년 1037억 달러에서 지난해 1026억 달러로 감소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 납품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내수 시장이 부진한 점을 고려할 때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기업들은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엔저·원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미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들마저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