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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한게임’ 웹보드 게임 매출 챙기고 책임 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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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기자

승인 : 2013. 08. 22. 06:25

* 고포류 이미지 탈피 주력… 온라인 게임 등 매출 대안 없어 규제는 필사 반대
이은상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NHN엔터테인먼트
아시아투데이 네이버 특별취재반 남궁민관 기자 =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앞에서는 웹보드 게임 이미지 없애기에 적극 나서면서도 뒤로는 정부의 웹보드 게임 도박 규제에는 반대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고스톱, 포커 게임 운영으로 도박을 조장한다는 도덕적 책임은 회피하면서도 이를 통한 매출은 유지하겠다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 ‘공룡 포털’ 네이버(구 NHN)와 계열 분리되면서 ‘안방 카지노’의 오명을 벗겠다고 선포했다. 게임회사로 홀로서기 위해서는 한게임의 사행성 논란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한게임은 2000년 7월 합병 당시 460만명의 회원수를 네이버에 합병시켜 회원수 600만명의 네이버로 재탄생하도록 해 현재의 '공룡 포털'로 성장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 8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이은상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웹보드 게임의 비중이 올해 상반기 40%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내년에는 30%대로 떨어트릴 것”이라며 이미지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NHN엔터테인먼트는 정작 한게임 도박 피해방지를 위한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는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아무리 감소세라 하더라도 웹보드 게임은 아직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이를 대체할 온라인·모바일 게임이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제공=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매출 감소 우려에 도박 방지 또 ‘발목’
지난 1일 NHN엔터테인먼트가 부회장사로 있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매출 감소를 우려한 NHN엔터테인먼트가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이번 개정안은 △월 30만원 결제 제한 △게임 1회당 베팅한도 1만원 제한 △1일 10만원 손실 때 이틀간 접속 차단 △자동진행 금지 △상대선택 금지 △로그인시 본인인증 등 웹보드 게임 규제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협회는 “입법과 행정규제는 최후 수단이 돼야 하며, 기업 스스로 하는 자율규제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규제 만능주의가 게임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며 게임산업의 투자 기반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게임 1회당 베팅한도를 1만원으로 제한하는 항목에 NHN엔터테인먼트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고포류의 게임 방식상 베팅한도 제한은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부는 게임업계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8년부터 행정지도와 행정지침 등을 통해 자율적인 개선을 기대했지만 한게임 도박 피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게임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고포류로 돈을 모아 다른 게임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해왔다”며 “하지만 10년째 변한 것이 없어 이젠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 내용에 대해 “게임업체들은 규제를 받아들여 도박을 방지하는 동시에 게임 방식을 변경하면 게임의 재미도 살릴 수 있다”며 “굳이 지금의 시스템을 고수하며 규제를 반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1일 입법예고를 마치고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의 검토를 앞두고 있다. 



PC방 게임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가 발표한 8월 1주차 주간 온라인 게임 순위./제공=미디어웹


◇‘돈 안 되는 모바일·죽 쑤는 온라인’ 웹보드 게임 대안 없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NHN엔터테인먼트의 매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매출이 최대 135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더군다나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이렇다 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규제로 인한 웹보드 게임 매출의 공백을 막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퍼블리싱의 무덤’,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NHN엔터테인먼트는 매번 온라인 게임에서 실패의 쓴 맛을 봤다. ‘몬스터 헌터’, ‘C9’, ‘반지의 제왕’ 등 많은 기대작들이 종적을 감췄다.

또 PC방 게임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 8월 1주차 게임 순위에 따르면 올 초 ‘반짝 인기’를 끌었던 ‘크리티카’와 ‘던전스트라이커’는 20위권 내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나마 ‘테라’는 16위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오히려 NHN엔터테인먼트의 포커게임인 로우바둑이는 20위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초반 흥행에만 성공하면 몇 년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수익구조를 갖고 있어 최근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임회사들의 효자 종목이다. 15년간 엔씨소프트의 안정적 매출을 이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보더라도 이러한 온라인 게임 부재는 NHN엔터테인먼트 수익 구조의 큰 약점이다.

올 초 NHN엔터테인먼트가 자체 개발해 흥행에 성공한 ‘우파루마운틴’, ‘피쉬아일랜드’ 등 모바일 게임도 매출의 공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모바일 게임은 투자비용이 적고 플랫폼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향후 게임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취약해 매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향후 모바일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높은 수익을 보장하긴 힘들다”며 “때문에 NHN엔터테인먼트가 기존의 웹보드 게임을 쉽게 내려놓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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