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26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폭언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을 “반역의 대통령”이라 비난했고,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산군’에 빗대며 반격에 나섰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인식을 같이한다’, ‘북측을 변호해왔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만약 이런 것들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노 전 대통령은 반역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어떻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수괴에게 국가기밀을 통째로 진상했냐”며 “대통령이 앞장서 이적행위를 한 것으로 국기문란의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노 전 대통령을 ‘반역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더위에 정신나간 사람들의 막말”이라고 맞받아쳤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진짜 국가기밀로 지켜야 할 정상회담 대통령기록물은 만화책처럼 함부로 돌려보면서 전직 대통령을 반역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는 새누리당에게 국민의 분노와 민심의 천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그야말로 막말 최고위원들이며,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민들을 모욕하는 일에는 최고 잘 하는 위원들”이라며 “일찍 온 더위에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힐책했다.
앞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회의에서도 새누리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패륜적 행위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경질과 대국민사과로 사태를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회의록 공개를 조선시대 무오사화에, 박 대통령은 폭군인 연산군에 각각 빗대 정부와 여당을 비난했다.
우 최고위원은 “왕이 사초를 볼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세조 시절 사초를 강제 열람한 연산군은 이를 계기로 수많은 선비를 제거하기 위해 무오사화를 일으켰다”며 “이후 연산의 시대는 학살과 폭정으로 국민이 굶주리고 나라는 도탄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을 덮으려 정상외교문서를 공개한 것이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초 열람을 사주한 훈구파의 악랄한 수법과 무엇이 다르냐”며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사주·묵인·방조했다면 연산군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질책했다.
회의록 공개에 대한 책임공방과 함께 여야는 일부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해임을 요구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이 서상기정문헌 의원의 사퇴를 주장하자 새누리당은 문재인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맞대응 양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회의록에서 명백히 밝혀진 진실마저 왜곡하고 호도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책임지겠다고 한 문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 같은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 “외눈박이 식 사고”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