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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을 전후해 기립박수 8차례를 비롯해 모두 40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는 39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이 때문에 애초 30분 예정이던 합동 연설은 4분 가량 늘어났다.
연설 시작 전부터 상·하원 영접단 35명이 박 대통령을 영접했고, 연설이 끝난 뒤에는 연단에서 내려온 박 대통령에게 한 남성의원이 사인을 요청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여과없이 전해지자 우방국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 차원의 배려와 ‘서비스 정신’이 눈에 띠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미 의회의 이런 모습은 타국 정상은 물론 자국의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위해 입장할 때면 민주당은 물론 상대 정파인 공화당 소속 의원들도 웃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맞이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중간 공화당 의원들이 기립해 연설 내용에 화답하며 박수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대한민국에 ‘신선한 충격’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유 있는 모습과 달리 우리 국회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설을 위해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본회의장에 입장했을 당시 상대 정파 소속 의원들은 기립은 고사하고 박수조차 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자신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의원도 있었다.
심지어 대통령의 연설에 야유를 보내기도 하는 등 ‘존중과 배려’보다 ‘무관심과 흠집내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국회의 현주소다.
정국헌 미래정책연구소 이사장은 9일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우리 정치는 아직 1960~197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결국 상대를 높여야 스스로도 높아지는데 국회는 아직 이 같은 ‘상호인정’의 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국회를 선진화시키려는 생각보다 의원 스스로가 선진화된 의식을 갖게되면 ‘선진화된 국회’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