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병명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음식과 관련된 알레르기 같습니다. 근데 그게.. 빵 때문인 것 같네요."
"빵 때문이라구요?"
의사는 내가 밀가루를 잘 소화시킬 수 없는 체질이고 계속 먹다간 상태가 악화될 거라고 말했다. 당황스러웠다. 40년 넘게 먹어온 빵 때문에 심한 두드러기가 나다니.. 나는 이제 뭘 먹지?
#케이시는 부엌에 서서 한참 생각했다. 밀가루로 만든 빵은 먹을 수 없지만 다른 재료로 빵을 만든다면? 인터넷에서 밀가루와 비슷한 종류를 찾아봤다. 스펠트 밀? 귀리와 비슷한 재료로 건강식에 쓰이는 재료였다. 그럼 스펠트 밀로 빵을 만든다면?
#그날 이후 케이시에게 부엌은 '실험실'이 됐다. 스펠트 밀가루는 글루텐이 낮고 프로틴이 높아 밀가루보다 훨씬 소화가 잘됐다. 식구들도 케이시가 만든 스펠트 빵을 먹기 시작했다. 밀가루빵보다 훨씬 소화가 잘되서 몸이 가벼워지고 식사를 한 뒤에도 더부룩함이 없었다. 가족들은 케이시에게 '스펠트 빵'을 상품으로 만들라고 권유했다.
#<몸에 좋은 건강식, 스펠트 빵을 팝니다.>
케이시의 딸 로렌이 텔레비전으 보다 케이시를 불렀다. 아일랜드 대형 슈퍼마켓 그룹인 슈퍼밸류(SUPERVALU)와 아일랜드 국영방송국(RTE)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 '성공조리법 경연대회' 였다. 동네 슈퍼마켓에 내 이름을 딴 빵도 생겼는데 한 번 도전해볼까?
#"케이시 빵을 사고 싶어요."
성공조리법 경연대회 결선에 진출한 뒤, 전국에서 케이시의 빵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했다. 동네 슈퍼에 파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갑자기 사업을 시작하게 된 케이시는 고민에 빠졌다. 빵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기계부터 전국에 배달해야하는 유통망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케이시는 지방자치단체의 기업위원회에 조언을 구했다. 기업위원회는 생산과 판매는 외주를 주고 다양한 종류의 빵 개발에 집중하면 사업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위원회의 조언을 따랐더니, 스펠트 빵은 전국 유통망을 통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케이시는 마음 편히 빵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당신께 시니어 창업을 권합니다." 케이시는 다른 시니어들에게도 창업을 권했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결국 내 이웃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