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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한일관계, 갈등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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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원 기자

승인 : 2012. 08. 26. 16:35

* 日 공세 강화에 韓도 대응 강화 기조…1965년 수교 이전으로 회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교토 영빈관 스이메이노마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아시아투데이 윤성원 기자 =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지향한 한·일 관계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초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한 일본의 외교문서를 반박하는 구상서를 보낼 것으로 26일 알려지면서 갈등 양상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정부는 구상서에서 “우리 땅 독도는 분쟁 지역이 아니다”면서 일본의 ICJ 제안을 일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 정부의 확고한 영토수호 의지도 압축적으로 표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상서는 서울의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전달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서한을 반송받고 노다 총리가 추가적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은 점을 볼 때 일본도 내부적으로 더 가서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24일) 노다 총리의 기자회견을 정점으로 한고비는 지나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일 간 축적된 갈등으로 인해 충돌을 위한 인화점이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 번 악화된 양국 관계가 정상을 회복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번 한·일 갈등은 정부 최고위층에서 시작해 고위관계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이어 14일 일왕 사과 발언이 나오자 일본도 노다 총리가 직접 나서 대응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특히 노다 총리가 일왕 발언에 대한 이 대통령의 ‘사죄’를 요구하고 나서자 청와대는 “말 같지 않은 소리”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공세가 계속 격화될 경우 정부가 무시전략을 수정하고, 사안별로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나눠 적절한 수위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한·일 관계 및 국제법 전문가들을 통한 ‘간접 압박’ 방안이 동원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덕 국민대학교 교수는 “양국 관계 정상화가 상당히 어려울 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면서 “국민감정을 동원한 싸움을 하면서 양국 모두 국격이 손상되고 만신창이가 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의 외교방향 전환’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진 센터장은 “일본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힘에 바탕을 둔 보통의 외교를 하겠다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전환했다”며 “일본은 그동안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는 약간 배려하는 특수 관계를 인정했으나 이번 한·일 갈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1965년 수교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의 다음 정권에서 자민당이 제1당이 되면 노다 정부보다 더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한·일 관계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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