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홍경환 기자]영화 ‘위험한 정사(Fatal Attraction)’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는 약속을 2주나 지나서야 지키게 됐네요. 상투적인 변명이지만 본의 하는 일 없이 바빠서…. 긁적긁적.
이 영화는 개봉됐을 당시(1988년)에는 제목 때문에 대중들 사이에서 ‘야한’ 영화라는 인식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도들에게 이 영화는 야한 영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경계선 성격장애’라는 성격장애를 교과서보다 더 잘 설명해 주기 때문이죠.
이 영화의 여주인공 알렉스(Alex Forrest: 글렌 클로즈 분)는 매우 ‘요염한’ 매력과 더불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관계’를 불사하는 ‘과감한 매력’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주인공 댄(Dan Gallagher: 마이클 더글러스 분)은 그녀와 ‘화끈한’ 하룻밤을 보내게 되죠.
그런데 이 ‘하룻밤’이 ‘하룻밤’이 아니었던 겁니다. 토깽이 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가 있는 댄에게는 그냥 ‘하룻밤’이었지만, 알렉스는 완벽한 이상형을 만났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가 첫눈에 반했다는 착각에 빠져듭니다. 말 그대로 착각인거죠. 그러면서 일이 꼬이게 되죠.
하룻밤이 지나고 떠난 댄에게 알렉스는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온갖 행동들을 다 합니다. 알렉스는 댄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자살’시도 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알렉스의 이런 시도가 매번 실패하자 이번에는 댄을 극단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규정지어 버립니다. 그리고 감정이 폭발한 알렉스는 댄의 가족을 죽이려고까지 합니다.
심리학 교과서에서는 경계선 성격장애의 주요 증상을 △실제 혹은 상상적인 방기를 피하려는 극도의 노력 △이상화와 평가절하의 양극단 사이를 불안정하고 강렬한 인관관계 패턴 △되풀이되는 자살 혹은 위협, 자해행동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사랑의 삼각형에 대해 설명하면서 책임감도 없고 친밀감도 없이 ‘열정’만 있을 경우 ‘광적인 사랑’이라고 말씀드린 적 있죠? 사랑의 삼각형에서 ‘열정’은 매우 강렬한 성적인 끌림을 동반하는 것인데요. 너무나 매력적인 이성을 만난다면 한번쯤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말 그대로 치명적인 매력(Fatal Attraction)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아참... 경계선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도박을 하거나 무책임하게 돈을 낭비하고, 폭식, 약물 남용, 무모한 운전 등 잠재적으로 자신에게 손상을 줄 수 있는 충동성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주변에 이런 분이 있다면 ‘여자조심, 차조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