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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9일 ‘UN 세계 반부패의 날’ 및 OECD 뇌물방지협약 발효 10주년을 기념해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함께 공동기고문을 발표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이날 공동명의로 기고문을 배포했다. 기고문은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반부패 노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지난 99년 협약 발효 이래 뇌물방지에 대한 한국 내 진전사항 등을 다뤘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월 취임 일성으로 “위원장이 이재오라는 사실이 권익위 직원들에게 (정부 안에서 힘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마패가 될 것”이라며 자신의 ‘마패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권익위 직원 모두가 조선시대 ‘어사 박문수’가 되자”며 반부패 활동을 위해 자신을 마패로 십분 활용해달라는 주문까지 곁들였다.
‘공인된 마패’ 이 위원장의 행보 아래 권익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권익위는 9일 총 478개 공공기관의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8일에는 ‘공직사회의 부패인식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공직사회에 대한 부패인식 수준이 상당부분 개선 추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8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공공기관 내부 감사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공공기관 스스로 윤리경영을 실천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는 “공공기관과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를 제도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공인된 마패’의 유일한 고민은 외부의 ‘비뚤어진’ 시선이다. 그는 8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공직자들의 비리 척결도 언론이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힘있는 이재오가 한방에 해결했다는 식의 보도는 권익위가 죽도록 일을 하고 묵사발을 당하는 꼴”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직원들에게는 우리가 손해본게 있더라도 더 잘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이고, 전 부처에서 제일 부지런하고 친절한 위원회가 되자고 말했다”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공공기관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실제적 평가를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있는 만큼, 7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제1차 반부패주간’ 이후 정치권에서 그의 활동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