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기준 수출이 내수 첫 추월 전망
11조 투자로 현지화 등 리스크 대응
올해 수주 지속·美 진출도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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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부문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수출이 처음으로 내수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게는 7 대 3, 크게는 9 대 1에 가깝던 내수와 수출 간 비중은 지난해 거의 비등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따로 떼낸 별도기준으로는 수출이 전체 53%를 차지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내수를 넘어선 바 있다.
국내 방산기업들은 발 빠른 납품, 높은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 등 장점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한화오션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편입되면서 방산의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예견된 일이었다. 한화오션의 특수선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방산 시너지로 점차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앞으로 미국으로의 진출도 열려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장 유럽 및 중동발 수주가 크게 차지하고 있는 데다, 방산부문은 상대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자유롭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아직 미국 쪽 무기 판매는 전혀 없다"면서 "다만 트럼프 정부에서 방산에 대해 크게 관세 언급이 없다 보니 앞으로 현지 진출에 있어서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회사의 수주 잔고는 항공부문과 방산부문에서 각각 30조5116억원, 31조4030억원으로, 총 61조9146원이다. 이 역시 최근 들어 방산이 항공엔진 수주를 앞지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 수주를 합산하면 전체 회사 수주 잔고는 103조원에 이른다.
당장 올해 초 인도와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폴란드에는 자주포 부품 공급 성과를 올렸다. 앞으로도 기존 협력국가들과의 지속적인 수주를 비롯해, 베트남 등 신시장 진출이 예고돼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국내 대표 방산 4사 실적을 합한 것에 크게 웃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019억원으로, 전년 동기(374억원) 대비 13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 4사의 작년 영업이익 합산(1971억원)과 비교해도 3배가량 높은 수치다.
회사는 호황을 맞아 투자를 늦춰선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올해 총 1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상방산과 해양방산의 해외 거점 마련, 무인기 체제 개발 등이 주된 계획이다. 그동안 직수출이 대부분이었으나, 현지 거점을 늘려 시시각각 변하는 리스크에 재빨리 대응하겠단 의도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지난해 높은 이익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2026년까지 유럽 평균 수준에 부합하는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며 "다양한 품목에 대해 중동, 아시아, 유럽 전 지역에서 수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