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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하면 로봇끼리 척척 협업… 농작업 ‘완전 무인화’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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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4. 23. 17:30

농진청 '통합 관리 프로그램' 개발
세계 최초 방제·운반·점검 등 연계
0.5㏊당 인건비 최대 1200만원 절감
"1농장·1로봇으로 인력 문제 등 해결"
농촌진흥청이 '세계 최초'로 농작업에 활용되는 로봇 간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농업인이 작업지시부터 수행 여부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농작업 무인화'를 앞당길 방침이다.

이승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우리 농업·농촌은 인구감소, 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농업 분야 생산인력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이 개발한 '통합 관리 프로그램'은 방제·운반·모니터링(점검) 로봇 간 연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농업인은 개인용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로봇을 2대 이상 연결해 동시에 관리하고, 작업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기능은 △로봇 관리 △작물 관리 △디지털 영농 관리 등 3가지다.

먼저 로봇 관리는 농업로봇의 위치, 작업 속도, 이동 거리 등 작업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온실에서 작업 중이거나 대기 중인 로봇 상태 등을 표시한다. 농업인은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로봇들의 작업 순서를 설정할 수 있다.

작물 관리의 경우 모니터링 로봇이 수집한 영상정보를 통해 현재 수확할 수 있는 열매 수량, 위치 등을 제공한다. 또 각 열매의 익은 정도와 온실 환경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예상 수확 시기 등 정보도 생산한다.

디지털 영농 관리는 로봇과 작물관리 정보를 매일 디지털 일지로 제공해 농업인 영농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농업인은 해당 정보를 통해 방제 횟수, 수확 시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농진청은 해당 프로그램을 시설원예 분야 스마트팜에 적용, 효과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표준화된 스마트팜 규격에 맞춰 로봇 및 프로그램이 제작돼 현장 적용에 문제가 없다"며 "안전무결성 수준(SIL) 2등급 제어기를 사용해 고장이나 오작동 확률도 1% 미만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기술 적용 결과 방제 로봇의 경우 작업 지시부터 작업 여부 확인까지 전 과정 완전 무인화가 가능해졌다. 작업 시간은 이전보다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립 방제'를 할 수 있어 방제 효과도 15% 이상 높아졌다. 미립 방제는 농약을 작게 쪼개 분무하는 방식으로 공기 중 입자가 머무는 시간이 늘어 방제 효과가 높다. 하지만 관련 성분이 피부나 호흡기로 흡수되는 양도 증가해 작업자가 없는 조건에서만 실시 가능했다.

농진청은 농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농업로봇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 2023년 현장 실증 연구 일환으로 토마토 재배농가 3곳에 로봇 3종을 적용한 결과 0.5㏊ 기준 연간 방제 인건비가 1200만원 줄었다. 운반은 800만원, 모니터링은 900만원 비용 절감 효과가 각각 조사됐다.

지난해까지 농가에 보급된 운반 로봇은 10대다. 농진청은 올해 운반 로봇 13대, 방제 로봇 10대를 추가로 보급할 예정이다. 모니터링 로봇 보급은 내년에 추진한다.

이 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2029년 스마트농업 온실 도입률 35%' 목표도 지원한다"며 "국내 시설원예 농가의 스마트농업 도입률은 지난해 기준 전체 면적 대비 16% 수준"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농진청은 농업로봇 산업표준을 제정해 관련 산업 육성도 지원 중이다. 지난해 농업용 로봇 용어와 분류, 구조와 안전 사항 등 2건을 제정했다. 올해 3건을 추가 개발해 제정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 농촌은 '1농장·1로봇'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농업)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로봇 개발 및 상용화는 꼭 필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로봇과 인간, 로봇과 로봇이 서로 도와 농촌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복잡하고 지능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도 로봇이 적용될 수 있도록 보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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