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개선 제스처로 해석
|
카자흐스탄 매체 텡그리뉴스는 이날 회담과 관련해 공식 성명은 없었다며 치빌레프 장관이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특사 파견이 이틀 전인 17일 푸틴 대통령이 토카예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한 직후 실시된 점에 주목했다. 통화는 푸틴 대통령이 예정 없이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뤄졌다.
양국 정상은 서로의 다각적 협력이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점을 상기하고 최고위급에서 협정의 이행 사항을 논의했으며 독소전쟁 승전 80주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르카디 두브노프 러시아 정치평론가는 "크렘린궁 반응을 볼 때 푸틴 대통령이 예정 없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은 사실로 보여진다"면서 "당시 두 정상은 에너지 협력 문제를 논의하면서 러시아와 미국의 대화에 대한 내용 평가를 공유하고 오는 5월 독소전쟁 승전 80주년 행사에 토카예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브노프 평론가는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을 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토카예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 면전에서 돈바스 독립 인정을 거절한 후 소원해진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제스처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전화를 건 배경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에서의 발언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동맹국 정상을 강하게 비판한 후 생긴 양국 간의 어색한 관계를 풀려는 푸틴 대통령의 시도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와 특사 파견이 오는 6월에 실시되는 카자흐스탄 남부 발하슈 호수 일대 원전 건설사 선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작년 국민투표까지 진행하면서 원전 건설을 추진해 온 카자흐스탄 정부는 한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를 공식 건설 후보국으로 선정해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유력 후보 업체는 러시아의 로사톰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우 전쟁으로 인한 양국 간의 소원해진 관계와 더불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승인 여부가 문제로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 러-우 전쟁 종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