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현생이 바빠 이틀 동안 접속을 못해도 게임 속 내 캐릭터는 열심히 단련중이다. 바쁜 현대 사회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MMORPG가 등장했다.
지난 17일 그라비티의 신작 MMORPG '라그나로크: 백 투 글로리(이하 라그 글로리)'가 출시됐다.
라그 글로리는 출시전부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낮은 MMORPG를 표방했다. 게임 개발진은 MMORPG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자신했는데, 과연 실제로는 어떤 느낌인지 체험해봤다.
0
자고 일어나도 보상이 쏟아진다. 오프라인으로 최대 48시간까지 보장. /인게임 캡처
확실히 지금까지 출시된 많은 라그나로크 시리즈와 비교해 여러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방치형 요소의 결합이다. 접속하지 않아도 경험치를 자동 획득하는 방치형 시스템 덕에 자면서도, 일하면서도 성장이 가능하다. 자고 일어나 아침에 게임 접속하니 자동사냥만으로 레벨업을 했다.
하루종일 사냥하고 게임을 켜둘 필요도 없다. 필드 사냥으로는 경험치가 오르지 않는다. 자동 사냥 이외에 의뢰소나 지하성 던전 클리어로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장비 파밍도 파견을 통해 이뤄진다. MMORPG하면 떠오르는 생각나는 스트레스 요소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MMORPG를 하고 싶어도 진입장벽이 높아 엄두를 못 냈거나, 장르 자체에 거부감이 있더라도 라그 글로리라면 이 장르의 매력을 쉽게 느낄 수 있다.
0
라그나로크 하면 떠오르는 지하수로와 벌레들. /인게임 캡처
전반적인 게임의 인상은 기존 라그나로크 IP와 비슷했다. 라그나로크하면 떠오르는 지하 수로에 몬스터들, 기존에 익숙한 맛 그대로였다. 게임 진행은 편했다. 초반부는 스토리를 보며 자동 플레이만 해도 게임 진행에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일부 상호작용이나 전투 등은 일일히 눌러줘야해서 약간 불편하긴 했으나 큰 지장은 없었다.
0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컷신. /인게임 캡처
0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컷신. /인게임 캡처
게임 그래픽도 귀엽고 캐주얼해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2D 일러스트와 카툰 분위기를 살린 컷신은 스토리를 진행하는 재미를 늘렸다. 라그 글로리의 메인 스토리와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까지 더해지니 학창 시절보던 '마법천자문',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보는 느낌도 났다.
0
스토리를 진득하게 즐기고 싶을 때는 가로 모드를 이용해주자. /인게임 캡처
또 하나의 특징은 깔끔한 화면 전환이다. 라그나로크 글로리는 라그나로크 시리즈 최초로 가로와 세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화면 전환을 지원한다. 출근길에서는 세로 모드로 가벼운 콘텐츠만 진행하고, 여유 있을 때 가로 모드로 전환해 진득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최적화도 안정적이었다. 일종의 필드 보스 시스템 '붉은달 사건'에서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모여 스킬을 난사했음에도 화면이 끊기거나 부자연스러운 현상 없이 깔끔하게 진행됐다. 모바일로 3시간가까이 사냥을 돌려도 발열은 거의 없었다. 기종은 갤럭시 S23 울트라였다.
0
느긋~하게 게임을 즐겨보자. /인게임 캡처
물론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 빠르게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성장하고 싶은 유저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다. 초반부 메인 스토리를 정리하고 31레벨이 되기까지 어느정도 시간도 걸려 초반 플레이가 약간 붕뜨는 느낌도 있다.
그래도 라그 글로리는 천천히 긴 호흡으로 즐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이 여유도 나쁘지 않다. 여유를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라그 글로리가 안성맞춤이다. 힘든 일상을 잊고 잠시라도 여유를 가지며 라그 글로리와 함께 마음의 평안을 되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