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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법원 “평등법상 여성은 ‘생물학적 여성’”…여성 정책서 트랜스젠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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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인턴 기자

승인 : 2025. 04. 17. 18:05

여성단체 FWS, 스코틀랜드 정부 상대로 승소
조앤 롤링 "영국 여성과 소녀 보호하는 판결"
국제 앰네스티, 트랜스젠더 권리 악화 우려
BRITAIN-COURT/WOMEN <YONHAP NO-5401> (REUTERS)
여성단체 '스코틀랜드 여성을 위해(FWS)'의 수잔 스미스 공동대표(왼쪽)와 마리온 칼더 공동대표가 1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정부를 산대로 제기한 소송 판결 직후 영국 런던 대법원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경은 인턴 기자 = 영국 대법원이 16일(현지시간) 평등법에 규정된 '여성'은 생물학적 여성을 의미한다고 판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5명으로 구성된 영국 대법원은 '스코틀랜드 여성을 위해(For Women Scotland·FWS)'가 스코틀랜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만장일치로 "탈의실, 노숙자 쉼터, 수영장, 여성에게만 제공되는 의료 또는 상담 서비스 등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이용을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스코틀랜드 의회가 2018년 통과시킨 '공공기관의 성별 대표성에 관한 법'에서의 '여성' 해석을 두고 비롯됐다.

의회는 공공기관 이사회의 여성 비율이 50%가 돼야 한다고 명시했고 여기에 성별 인식 증명서를 소지한 트랜스젠더 여성을 포함시킨 것이 문제가 됐다.

FWS는 "의회가 여성을 재정의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트렌스젠더를 여성의 범주에서 제외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 생물학적 여성에게만 적용돼야 하는 특정 보호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구분하겠다는 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트랜스젠더의 권리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들은 여전히 차별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을 맡은 패트릭 호지 판사는 "평등법상 여성을 증명서에 기재된 성별로 해석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정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판결이 여성들에게 명확성과 확신을 제공할 것이라며 "단일 성별 전용 공간은 법적으로 보호되고, 정부 역시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FWS의 후원자로 알려진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저자 조앤 롤링 작가는 판결이 나온 이후 "영국 전역의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했다"고 평가했다.

롤링 작가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권리가 생물학적 여성의 권리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트랜스젠더 단체는 "2004년 젠더 인정법에 명시된 트랜스젠더 법적 보호를 훼손한 것"이라며 판결에 반발했다.

매기 채프먼 스코틀랜드 녹색당 의원은 "인권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판결"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영국 역시 "트랜스젠더를 단일 성별 서비스에서 배제하는 정책은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며 전 세계적으로 트랜스젠더의 권리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 판결이 영국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의 트랜스젠더 논의에도 영향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성별을 남성과 여성으로만 한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 군인들의 복무가 금지되고,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퇴장되는 등의 조치가 이어졌다.
이경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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