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日, 외국산 쌀 수용 확산…작황 부진 등으로 가격 급등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17010010646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4. 17. 16:10

지난 1년 동안 도매가 70% 올라 외국산에 마음 열어
JAPAN-USA/RICE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아라타 히라노 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산 칼로스 쌀을 솥에 붓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에서 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자, 외국산 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도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히라노 아라타 씨. 그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선택을 했다. 미국 쌀의 대명사인 캘리포니아산 칼로스로 메뉴를 바꾼 것이다.

히라노 씨가 칼로스 쌀을 처음 구매한 지난해 여름 이후, 칼로스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여전히 일본산 쌀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히라노 씨는 "일본산 쌀이 칼로스보다 싸지 않는 한, 다시 일본산 쌀로 바꿀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식당은 생선, 밥, 국, 반찬으로 구성된 정식을 제공한다.

히라노 씨처럼 외국산 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일본 기업과 소비자들의 사고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쌀 문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에서 민감한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외국산 쌀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같은 인식 변화는 일본 당국이 일부 규제를 완화할 여지를 마련해줄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일본산 쌀의 도매가는 약 70% 급등해, 2006년 관련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관광객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도 커지면서, 자국산 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일본 국민도 외국산에 마음을 열고 있다고 판단한 일부 일본 기업들은 외국산 쌀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이온은 지난주 미국산 80%와 일본산 20%를 섞은 혼합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시범 판매에서 인,기를 끌자 약 10% 저렴한 가격에 본격 유통에 나선 것이다. 패스트푸드 체인 마츠야와 외식기업 콜로와이드는 올해 순수 미국산 쌀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슈퍼체인 세이유에서는 대만산 쌀이 지난해부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는 1993년 상황과 딴판이다. 당시 정부가 수입한 태국산 쌀은 국민에게 외면당하며 매장에 재고가 쌓였었다.

이례적인 공급 부족 상황을 제외하면, 지난 60여 년간 일본에서 주식(主食)용 쌀은 거의 전량 국내산이었다. 고율의 관세가 일본 농가를 외국산과의 경쟁으로부터 보호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은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주식용 쌀의 물량을 연간 10만t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체 소비량의 약 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이 중 미국이 약 60%를 차지했고, 이어 호주, 태국, 대만이 뒤를 이었다. 이를 초과한 수입량에는 kg당 341엔(약 339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부터 비상 비축미를 방출하고 있지만 쌀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6일까지의 주간 기준 일본 슈퍼마켓 쌀 가격은 5kg당 평균 4214엔(약 4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14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상 비축미 공급은 오는 7월까지 매달 이어질 예정이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