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 토종 기업들에도 타격 불가피
엑소더스 이어지면 대공황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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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본격화한 양국의 관세 및 무역전쟁은 완전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단언해도 좋다. 미국이 16일(현지 시간) 대중 관세가 최고 245%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정도 되면 미국이 중국에 "당신 나라의 제품은 수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다분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채 중국을 윽박지르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중국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맞불을 놓는 강경책을 우선 꼽아야 한다. 꼬리를 내린 채 백기투항한 후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는 것 역시 해결책일 수 있다. 강경책과 협상의 용의가 있다는 화해의 손짓을 적절하게 섞어 쓰는 화전 양면 전술도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은 결사항전의 길을 선택한 것 같다. 마치 흉내 바둑을 두듯 그대로 미국의 조치를 따라 하고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치킨게임을 각오한 듯하다. 예상대로 애국주의에 푹 젖은 상태라고 해도 좋을 MZ 세대를 비롯한 대부분 중국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1차원적으로 생각할 경우 중국의 선택은 아주 시원스럽다고 할 수 있다. 오랜만에 미국에 단호하게 "노!"라고 했으니 그동안 쌓인 대미 열등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확 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주판알을 튕겨보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고 해야 한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246억5600만 달러(744조4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체 수출액의 14%에 해당한다. 미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 1위인 것은 당연했다. 무역흑자도 3610억 달러로 엄청났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설정했던 5% 안팎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만약 관세 및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장기화하면 미국과의 무역은 악몽이 될 수밖에 없다. 제조업의 피해는 굳이 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분야의 산업에서 파산이 뉴노멀(새 표준)의 일상이 된다. 이 경우 최고의 해결책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될 수 있다. 속된 말로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라벨갈이'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벌써 이런 기업들이 경제 견인차인 대륙 남부에서는 엄청나게 나타나고 있다. 차이나 엑소더스가 이제는 중국 시장에 매력을 잃은 외자기업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문제는 이 경우 실직자가 대량으로 나올 수 있다. 소비 위축과 내수 시장의 축소도 불가피해진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 경제를 괴롭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하의 물가 하락)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기업들의 파산은 일상 이상의 현상이 될 수 있다. 대공황설이 괜한 호들갑이 아니라는 결론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