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혈맹 수준 관계 격상 합의
WTO와 EU에도 적극 구애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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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이 대미 관세 및 무역전쟁 승리를 위해 마련한 전략은 아주 다양하다. 전쟁의 최전선에 나선 외교부와 상무부의 관리들에게 무기한 휴가 금지 및 24시간 휴대폰 대기 명령을 하달한 사실까지 상기할 경우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하에 열정적으로 추진하려는 전략을 하나 꼽으라면 역시 대미 공동전선 구축을 목표로 한 글로벌 외교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4일부터 5일 동안의 일정으로 시작한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동남아 3국 방문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첫번째 방문국인 베트남에서는 상당히 성과도 올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 주석이 14일 오후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의 하노이 회담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 행위에 함께 반대해야 한다"면서 강조한 반미 연대 구축 구상이 나름 호응을 받았다면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양 정상이 회담 후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철도 연결, 세관 검역, 농산물 무역, 문화·체육, 교육 등 전방위 분야에 걸쳐 총 45건의 양자 협력 문건에 사인을 한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 요지를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양국 정상이 거의 혈맹 수준의 관계 격상에 합의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베트남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의 사회주의권 무역 상대국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신화통신 등의 분석은 진짜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해야 한다.
시 주석이 15일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을 앞두고 현지 매체 '더 스타'에 실은 기고문에서 양국이 높은 수준의 운명공동체를 함께 건설해 나갈 것을 강조한 사실 역시 거론할 수 있다. 대미 공동전선 구축에 대한 양국의 합의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나 싶다. 이로 볼 때 중국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대표적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에서 거둘 성과는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시 주석은 이외에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인 5월 9일에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중국의 '미소 외교'가 북중러의 끈끈한 유대를 조만간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곧 WTO(세계무역기구) 및 EU(유럽연합) 등과의 전략적 제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중국의 글로벌 총력 외교전은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