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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령사회, 은행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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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4. 17. 18:09

하나은행 김정환
김정환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팀장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8%를 넘어섰으며, 2030년에는 25%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금융 서비스 역시 고령층에 특화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은 단순히 예금을 관리하는 곳이 아닌, 노후의 삶을 함께 설계하고 지원하는 '인생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하나은행은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를 출범시켰다. 고령사회에서 시니어 금융은 상품 중심을 넘어 교육과 디지털 접근성, 자산 관리, 사회적 관계망 지원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포인트로 잡고, 고객을 위한 금융의 사회적기여활동을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다.

먼저,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을지로, 선릉역, 서초동에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를 개설해 시니어층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금융 공간을 런칭했다. 고령층 금융 서비스의 핵심은 '접근성'과 '이해도'에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이곳은 단순한 은행 창구를 넘어서,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위한 문화 플랫폼, 디지털 체험 공간, 휴식과 만남의 장으로 재구성했다.

주목할 점은 이 라운지가 기존의 점포를 리모델링해 재탄생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축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은 이러한 흐름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기존 인프라를 새롭게 해석해 지역과 고객에게 더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축소 위기의 점포가 지역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되살아난 셈이다.

라운지 내부는 단순히 금융 상담을 위한 공간을 넘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존,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청년 창업가나 지역 예술인을 위한 소규모 전시 및 행사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누구나 방문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편히 쉴 수 있고,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복합 공간이다.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는 금융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단순한 예금과 대출을 넘어서, 고객의 생활 전반과 연결되는 금융의 역할,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금융기관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특히 시니어 고객층이 겪는 디지털 금융의 진입 장벽을 해소하고, 은퇴 이후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 하나은행은 라운지 모델을 점차 확대해, 다양한 지역에 맞는 형태로 맞춤형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 접점에서의 단절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한 실질적 대안이자, 디지털 전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포용적 금융을 실현하는 하나의 실험이기도 하다. 점포 폐쇄의 시대, 하나은행이 보여주는 이 새로운 가능성은 다른 금융기관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은 하나증권과 연계해 시니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퇴직 이후의 노후 자산 관리뿐 아니라 상속·증여, 부동산 전략에 대한 종합 컨설팅도 진행되고, 필요 시 세무사·변호사와의 협업도 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는 단순한 재무 상담을 넘어, 고객 개인의 인생 설계에 가까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시니어 금융은 고령자들의 일상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다층화되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디지털 격차 해소, 맞춤형 자산관리, 사회적 관계망 강화 등 전방위적인 접근이 특징이다. 이는 금융기관이 고령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의 하나의 모델로 주목받는다.

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기관이 주도적으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는 일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하나은행의 사례는 그 방향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출발점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금융기관들이 이런 실천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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