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방지라지만 이재명 유리한 구조
"DJ·노무현 정신 저버린 경선 거부"
김동연은 "절차적 흠결있지만 수용"
|
14일 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의 경선룰을 확정했다. 민홍철 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중앙위원회의에서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합산 찬성이 96.56%로 과반을 넘어 의결안건 2호 특별당규 제정의 건의 가결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비명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김두관 전 의원은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린 민주당 경선을 거부한다. 죄송하고 부끄럽다. 그렇지만 경선에 참여할 면목이 없다"며 "계엄·내란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정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2002년보다 후퇴했다. 국민을 믿고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 포용과 통합이 김대중 정신"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두렵고 전광훈이 무서운데 무슨 선거를 치르겠나. 역선택이 민주당 경선에서 언제 있었나"라며 "진정 민주당의 미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당분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제가 어떤 행보를 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도 듣고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역선택 우려나 당원중심 정당으로 가야한다는 두 가지 논리에 대해 동의하지 않다. 결정된 경선룰은 사전에 후보자들 간 협의가 없었다.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당원들께서 결정해 주신 만큼 정해진 것에 따르고 수용하겠다. 밭을 가리지 않는 농부심정으로 당당히 경선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
이날 투표에서 다뤄진 경선 규칙은 '권리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경선일로부터 1년 전 입당했고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100만여 명에게 투표권을 부여한다. 여론조사는 안심번호 추출 표본 100만명을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뒤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지지자·무당층 응답만 집계된다.
민주당은 앞서 19·20대 대선에선 일반 국민을 선거인단으로 모집하는 국민경선 방식을 취해왔었다. 일반국민, 대의원·권리당원에게 동일한 1인 1표가 보장됐던 것이다. 민주당이 이 같은 경선룰을 바꾸는 것은 '역선택'을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성지지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해졌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비명계 후보들이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새 경선룰을 마련한 당 특별당규위원회에는 친명(친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됐다.
이들이 경선 규칙을 바꾼 것과 관련해 지난 대선 때 이 후보가 겪은 '이낙연 트라우마'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주목된다. 이 후보는 2021년 당내 경선에서 2차 경선까지 높은 득표율로 독주했으나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득표율을 역전당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가 특정 세력이 개입된 '역선택'이라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