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 美 제철소 지분투자 가능성
현 구조로는 수익성 없어…현금만 7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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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지분투자를 검토하는 부문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기로 한 일관제철소다. 지난달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기반의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투입하는 금액만 58억 달러로 우리 돈 8조원이 훌쩍 넘는다.
미국은 한국 철강업계의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약 13%였다. 여기에 포스코에 현대기아차는 전체 매출에서 3%를 차지할 만큼 주요 매출처로 꼽힌다. 포스코의 현대기아차에 이은 매출처는 KG스틸(2%), HD현대중공업그룹(2%)이다.
투자재원은 충분하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6조8000억원 수준이며, 기타 금융 자산도 8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매각 예정 자산도 6000억원 이상이어서 유동성은 현재 시점 기준으로 더 늘어났을 수 있다.
철강 업황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지만 장 회장은 취임 이후 저수익이 장기화하는 125개 사업에 대해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2조6000억원의 현금 확보를 계획 중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총 106개 프로젝트에서 누적 2조1000억원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유로 60%대를 지속적으로 유지 중이다.
그러나 보유하고 있는 자산 유동화와 사업 개편을 통해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현재 상황에서 포스코가 미국 수출을 계속하려면 25%의 관세를 부과받고 가야 한다. 물론 그 관세를 누가 부담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긴 하나 포스코가 일정부분 지고 간다면 현재와 같은 구조로서는 수익이 안 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스크는 최대 조 단위의 대형투자임에도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관세정책을 조금씩 조정하면서 글로벌 산업계 및 금융시장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한국을 비롯해 70여개국은 상호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혔으며, 반도체 부문도 관세 면제 가능성이 일었으나 이날 트럼프가 "면제가 아니다"라고 다시 언급하는 등 혼란이 있는 상태다. 다만 철강은 미국이 꽤 긴 시간 문제 삼았던 산업군으로 현재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는 시각이다.
김수동 단장은 "2018년부터 적용된 쿼터제, 상계관세 등 미국은 한국 철강에 대해 무역구제조치 또는 수입 통제 조치를 해왔기 때문에 철강 부문은 해당 기조가 계속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 시점에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