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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출마’ 2가지 시나리오… ‘무소속 출마’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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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4. 13. 16:25

한 대행, 힘 얻은 '한덕수 차출론'에 결국 응답
시나리오1.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기
시나리오2. '무소속 출마' 후 정몽준 모델 답습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회창에 2.3%차 신승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제공=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가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한 대행은 출마 의지를 확고히 다진 가운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출마 선언을 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행의 출마 시나리오는 2개다. 먼저 국민의힘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고 경선레이스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오려면 경선 레이스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일단 시간이 촉박하다.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려면 15일까지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혀야 한다. 한 대행이 이번주 초반까진 대행 직무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열흘 만에 출마 의지를 밝히는 것인 만큼 민심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무소속 후보 출마'다. 이런 경우엔 한 대행이 선거법에 따라 대선일 30일 전까지만 대행직에서 물러나면 된다. 이론상 5월 3일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정확히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대행직을 수행하면서 국정을 신속히 안정화시켰다는 점수를 따기에도 충분하진 않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다. 또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덕수 차출론'을 넘어 '한덕수 추대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 대행이 '대의'를 위해 출마했다는 명분까지 손에 쥘 수 있다.

이런 요소를 모두 고려하면 한 대행은 우선 15일까지 대행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당초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결심'을 한 것은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 통화' 이후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 대행에게 "출마할 것이냐"고 물었고, 한 대행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보도에 총리실은 즉각 부인하거나 보도 설명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총리실은 사실관계와 다를 경우 늦은 밤에도 기자들에게 보도 설명자료를 그 즉시 배포한다.

아울러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들이 직접 본지에 "한 대행이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란' 말을 전해들은 바는 없다", "(한 대행의 출마 의지는) 두 분만 아실 것", "당시 배석한 장관급 고위 관계자에게 직접 확인하라"는 등의 답변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취했다. 그간 총리실의 즉각적이고도 대쪽같은 'Yes or No' 자세를 곱씹어보면 완전히 다른 태도다.

이에 더해 본지를 포함해 복수의 언론들이 '한 대행의 출마 의지가 거의 굳혀졌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총리실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총리실은 유독 한 대행의 출마 관련 보도엔 침묵을 유지 중이다. 동시다발적으로 보도된 트럼프와의 통화 내용 중 '통상'이나 '특사 파견' 등이 언급됐단 보도에 대해선 늦은 밤에도 즉시 "사실과 다르다"고 기자들에게 알려왔다.

한 대행의 결심은 '무소속 후보 출마'로 굳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언론들은 한 대행이 이번 주 초를 넘기지 않고, 혹은 주말께 출마선언을 하고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임박하자 일명 '정몽준 모델'로 불리는 무소속 후보 출마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날 정부 소식통은 "한 대행 출마는 거의 정해졌다고 보면 된다"며 "국민의힘 경선 참여보다는 정몽준 모델을 따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근 '한덕수 출마 촉구 성명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50명 중 한 의원은 "한 대행도 보수층과 중도층의 '애국 열망'을 무시하지 못하실 것"이라며 "여당 의원의 절반이 한 대행을 공개 지지하고 나선 것도 출마 선언을 이른 시일 내에 하시라는 촉구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행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경우 보수 콘크리트층의 확고한 표심이 조금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행이 단일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양자 대결'을 구축하더라도 무소속의 한계를 뛰어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와 경선룰을 개정해 최종 후보가 다른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대행 입장에선 5월 3일까지 대통령 직무대행직을 충실히 이행하다 대선 한 달여 전에 단일화 후보로 전면에 나선다 해도, '반 이재명' 표를 충분히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일 수도 있다. 대선 주자 비호감도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이 전 대표의 상황을 활용해 중도층과 무당층의 표까지 휩쓸어 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한덕수 대 이재명' 대결은 보수 정권 대통령이 2연속 탄핵당한 몹시 불리한 정치 역학 구도에서도 정권 유지를 위한 국민의힘의 마지막 카드로 쓰일 전망이다. 정몽준 모델로 불리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당시 압도적 1위를 달리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단숨에 따라잡았고, 결국 대선에서 2.33% 차이(57만980표)로 단일화 후보인 노무현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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