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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의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머리 기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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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숙 기자

승인 : 2025. 04. 09. 15:02

2007년부터 현재 100건 넘는 소송 진행…전부 승리
이길 때마다 머리 잘랐지만 6년 전부터 안 잘라
"특허, 中企·젊은 창업자 위한 유일한 사다리"
국가 차원서 지켜야 하는 소중한 기술" 강조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서울반도체
LED 전문 제조업체 서울반도체의 이정훈 대표는 6년 넘게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장발로 기르고 있다. 그의 머리카락은 현재 허리까지 올 정도다. 그가 머리를 자르지 않고 계속 기르는 이유는 글로벌기업과의 특허 소송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세계 LED 1위 기업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 특허 소송전에 휘말리면서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이길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발언했는데, 소송 당시 이 대표를 포함해 서울반도체 전 직원은 로비에 니치아 로고를 밟고 출근했으며, 일할 땐 의자에 깔고 앉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09년 니치아가 제기한 4건의 소송에서 모두 이기고 나서야 머리를 잘랐다. 서울반도체는 니치아의 특허 침해 소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건이 넘는 소송을 진행했는데, 모두 서울반도체가 승리했다. 2024년 9월 기준 총 103건 특허 소송에서 승소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소송도 30여 건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글로벌 조명회사 필립스가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무효소송에서 승리했다. 당시 독일 특허법원은 서울반도체가 보유한 'CRI 70'(색 재현율 70%) 기술 특허가 유효하다며 필립스 조명 제품에 대해 2017년 3월부터 7년간 판매된 모든 제품을 리콜(회수)해 파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대표는 원래 특허 소송을 시작할 때마다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다가 소송에서 이기면 잘랐는데, 특허 침해 소송이 끝나지 않을 거라 보고 6년 전부터는 특허 소송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특허는 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한 중소기업과 젊은 창업자들에게 생존과 성공을 위한 유일한 사다리 역할을 하는데,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며 작은 기업도 혁신을 통해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무엇보다 특허는 국가 차원에서 지켜져야 하는 소중한 기술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자사는 특허를 지키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로 대체될 전망으로, 마이크로 LED는 10년 내 디스플레이 시장의 약 20%, 3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마이크로 LED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채택했는데, 마이크로 LED의 핵심 기술인 '노와이어' 기술은 서울반도체의 '와이캅(WICOP)' 기술로, 전 세계 디스플레이 분야(LED)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서울반도체는 세계 3위 글로벌 LED 전문기업으로, 1만8000여개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특허제도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발판이라고 믿으며 적극적인 지식재산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박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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