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은행 최초 폴란드 지점 개소
독일·영국 이어 유럽 세번째 거점 마련
기업, 하반기 영업인가 취득에 정조준
하나, 올해 지점 설립 목표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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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은 동유럽, 특히 폴란드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유럽 국가의 중추인 폴란드는 생산·물류 허브인 데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있어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특히 방산과 전기차, 2차전지 관련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금융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국내은행 중에선 처음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점을 개설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고, 기업은행은 법인 설립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연내 폴란드에 지점을 열고 현지 진출 기업들의 자금공급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 우리은행이 국내은행 중에선 처음으로 폴란드 지점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2017년 폴란드 남부지역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열고 동유럽 진출을 꾀했는데,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지점 개설을 통해 본격적으로 동유럽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독일 법인과 영국 런던지점, 폴란드 지점까지 세 번째 거점을 확보하게 돼, 유럽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다져갈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수년전부터 동유럽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진출해 있는 데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이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7월 발간한 '안녕 폴란드'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 170여곳 중 자동차 부품 기업이 37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자·전자부품 19곳, 건설 16곳, 배터리 16곳이었다. 특히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기아차 등은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어 금융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폴란드는 러-우 전쟁 발발 이후에는 지역 안보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인력과 자재, 장비 등의 조달기지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과 은행들 입장에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지점 개설로 폴란드에서의 고객기반을 넓혀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럽 내 외화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런던지점, 기업금융을 전담하는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럽우리은행에 더해 유럽에 세 번째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며 "폴란드지점은 폴란드를 넘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한국계 지상사가 진출한 동유럽 지역 영업을 총괄 관리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 이어 폴란드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기업은행이다. 2023년 5월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사무소를 낸 기업은행은 이를 발판으로 올해 법인 출범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현지 금융감독청(KNF)으로부터 법인 설립 인가를 취득했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영업인가 취득을 받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폴란드 진출은 김성태 행장이 현지에 직접 방문하며 힘을 실어왔던 첫 해외사업이다. 김 행장은 현지 중소기업 생태계를 키우고,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 폴란드를 교두보 삼아 체코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추가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폴란드에 사무소를 건너뛰고 지점으로 바로 진출하기 위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 지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2차전지 업체 등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폴란드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 체코와 헝가리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동유럽 네트워크 정보를 공유해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폴란드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따른 영업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