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에만 10건… 5년 새 첫 두 자릿수
11일까지 축산차량·농장 등 집중 소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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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충남 아산·천안시 소재 산란계 농장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확인된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잇달아 고병원성으로 확진판정 됐다.
농식품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즉시 해당 농장에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하고,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살처분 등 조치를 진행 중이다.
해당 농장을 비롯해 발생지역 10㎞ 이내에 있는 방역대 가금농장 69호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전국 철새도래지·소하천·저수지 주변 도로 및 농장 진입로 등도 집중 소독하고 있다.
최근 고병원성 AI 확산세는 충청권에서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9일 강원 동해시에서 이번 2024~2025년 유행기 시작을 알린 뒤 총 46건 확진 사례가 조사된 가운데 37번째부터 줄곧 충청권 내 발생이 이어지는 중이다.
전국 발생 현황도 충청권이 가장 많다. 지역별 고병원성 AI 확진 건수를 보면 △충청·세종 20건 △호남 16건 △영남 4건 △경기 4건 △강원 1건 △인천 1건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봄철 발생 빈도가 높은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의하면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8일부터 아산·세종·천안·청주 등에서만 10건 집중 발생했다.
최근 5년새 봄철 확산세가 두 자릿수를 넘어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연도별로 보면 3~5월 중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2024년 1건(5월) △2023년 6건(3월 2건, 4월 4건) △2022년 2건(3·4월 각 1건) △2021년 6건(3월 5건, 4월 1건) 등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확산세 원인이 가금농장 방역미흡에 있다고 판단해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가금농장 대부분은 소독 미실시, 야생동물 차단막 미설치 등 방역조치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추가 확산이 발생하지 않게 소독관리 등을 지속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례적인 한파로 철새 북상 시기가 지연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지난달 환경부에서 철새도래지 112개소를 조사한 결과 서식 개체수는 약 49만 마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7만 마리보다 32.4% 많은 규모다.
중수본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고병원성 AI 방역 강화에 착수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11일까지 '전국 일제 소독 주간'을 운영해 농장·축산시설·차량 등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경기·충청·세종 등에 출입하는 축산차량에 대해서는 거점소독시설에서 시료채취 등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환경검사'도 병행한다.
청주 발생농장과 동일 계열사 계약사육 농장 및 충북 오리농장에 대해서는 오는 16일까지 일제검사를 추진한다. 방역 미흡사항이 지적된 농장에 대한 특별점검도 18일까지 실시한다. 아산에는 방역대 내 산란계 농장과 10만 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전담관도 지정·배치한다.
최근 발생지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과장급으로 구성된 '고병원성 AI 특별방역단'을 파견하는 등 방역기술지원 및 지도·점검도 지속한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번 동절기는 예년과 달리 3월 이후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발생 양상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4월 한 달간 겨울철 못지않은 방역관리로 더 이상 발생이 없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로 인한 살처분이 축산물 수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이후 살처분된 산란계는 약 212만 마리로 전체 사육마릿수의 2.7% 수준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