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삼성·키움증권, 4~19% ↓
미래에셋은 '기저효과'로 소폭 상승
리테일·IB 부문 수익 선방 전망에도
美 상호관세 여파, 실적 악영향 우려
![]() |
이들 증권사의 순이익이 역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채권운용 부문에서의 수익성 저하 때문이다. 작년 초 레고랜드 사태가 안정화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까지 부각되면서 증권사들의 운용 수익이 폭증했는데, 올해는 그에 미치진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향후에도 저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증권사 전반의 실적 악화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2137억원, 1906억원, 2422억원, 2234억원이다. NH투자·삼성·키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 4.3%, 8.7% 감소, 미래에셋증권은 25.3%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작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점쳤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빅4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2000억원을 밑도는 순이익(1705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 추정치(2137억원) 역시 회사의 자기자본 규모 등을 따져봤을 때, 경쟁사들 대비 두각을 나타내는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 나온다.
이 같이 빅4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아쉬움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되는 주요 이유는 채권 운용 수익 때문이다. 작년 1분기 때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일단락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시장에 반영되면서 증권사들은 운용 부문에서 큰 수익을 벌어들였는데, 올해의 경우 작년 수익 규모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평가다. 실제 전문가들은 빅4 증권사들 모두 채권운용 수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브로커리지 등 리테일 수익의 경우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권사들은 작년 1분기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25조원까지 치솟으며 호재를 누렸던 것과는 달리, 올 1분기에는 21조1000억원 수준에 머물면서 약세를 보였다. 다만 해외주식 수요가 커진 덕분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브로커리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기업금융(IB) 부문의 수익 또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이미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됐을 뿐더러 연내 추가 금리인하도 예고돼 있는 만큼, 부동산 등 시장 회복과 함께 딜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증권업 자체가 시장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당분간 증권사들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또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른 거래시간 연장으로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제고로까지 이어지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 등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멀어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증시가 선반영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거래종목이 늘어났지만 거래대금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증권사들도 큰 수익을 벌어들이긴 어렵다"며 "무엇보다 올 1분기부터 시작해 시장 악화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