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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아동 비만과의 전쟁…학교 내 정크푸드 판매 전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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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3. 30. 11:06

위반한 학교에는 최대 800만 원 벌금 부과
Kenya World Obesity Day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 비만의 날(World Obesity Day)을 맞아 케냐 수도 나이로비 거리에서 여성들이 행진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멕시코 정부의 학교 내 정크푸드 판매 금지 조치가 29일(현지시간) 발효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아동 비만 및 당뇨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가을 처음 발표된 건강 지침에 따라 소금과 설탕, 칼로리,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은 학교에서 퇴출당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품목은 과일맛 설탕 음료, 포장 감자칩, 인공 돼지껍질 과자, 칠리맛 땅콩 스낵 등이다.

멕시코 교육부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정크푸드여, 안녕!"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위한 건강한 식단 마련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각국 정부가 날로 늘어나는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멕시코의 이번 조치는 음식 문화 개혁과 차세대 소비자 재교육을 목표로 추진하는 야심 찬 정책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멕시코는 2020년부터 전면 표시제를 도입해 소금, 설탕, 지방, 칼로리가 높은 식품에 검은색 경고 라벨 부착을 의무화했다. 이번 학교 내 정크푸드 금지령은 이 라벨이 부착된 제품의 판매를 학교에서 단계적으로 중단하도록 규정한다.

오는 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새 지침에 따라 각 학교는 감자칩 대신 '콩 타코' 같은 건강식을 제공하고, 생수를 비치해야 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감자칩 한 봉지보다 콩 타코 하나가 훨씬 낫다"며 이번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멕시코 아동의 정크푸드 소비량은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어린이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총칼로리의 40%가 설탕이 들어간 음료와 초가공 식품에서 비롯된다.

멕시코 정부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 아동의 3분의 1은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다. 이번 조치를 위반한 학교에는 545달러(약 80만 원)에서 최대 5450달러(약 8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가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학교 인근 거리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사탕,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고 있어, 학생들은 쉬는 시간과 방과 후 이런 정크 푸드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멕시코 전역의 25만5000개 학교 중 상당수가 정수기, 인터넷, 전기 등 기본 시설조차 갖추지 못해 감시와 집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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