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교역서 중 비중, 급증...북 노동자, 대거 러 입국
"중, 러·이란·북에 경제 복원력 제공"...전문가 "중 없으면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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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대한 상호 경멸로 뭉친 느슨한 동맹으로 일부 서방 관리들이 'CRINK'라고 명명한 중·러·이란·북한의 축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등장, 서방의 제재 속에서 식량·석유·무기·외교 지원·군사 지원 등을 통해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WSJ "중·러·이란·북 '축' CRINK, 우크라 전쟁 발발 후 군사·경제·외교 협력 심화"
중·이란·북, 우크라 침략 러에 군사 지원
1961년 7월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2021년 3월 중·이란 향후 25년 '전면 협력 협정', 2022년 2월 중·러 '제한 없는' 우호 관계 합의, 2024년 6월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2025년 1월 러·이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조약' 등 4개국 간 협력은 새로운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이 최근 이 4개국이 주로 무역·금융·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경쟁하기 위한 대체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그 관계가 러시아를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전략 전자기기·정밀전자기기·무기 기계 부품·생산 및 시험장치·수치 기계 공구 및 부품 등을 수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약 1만2000명의 병력을 파견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러시아가 사용하는 탄약의 50%가 북한산'이라고 할 정도로 수백만 발의 포탄과 수십 또는 수백 기의 탄도미사일을 공급하고 있다.
이란은 공격 드론 샤헤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그 설계도를 보냈고 기술 지원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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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관계 강화는 활발한 경제 교류로 이어졌다.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대부분을 중국으로 돌렸고,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소비재 수출을 늘렸다. 그 결과 러시아의 전체 교역이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약 19%에서 2024년 거의 30%로 늘었다.
중·러 교역에서 달러화·유로화 대신 중국 위안화·러시아 루블화 결제 비중도 급증했다.
특히 러시아는 군사적 지원의 대가로 2024년 1만3221명의 북한 노동자 입국을 허용해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를 지원했는데, 이는 2023년 1117명에서 급증한 수치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의 정찰 위성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자를 파견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석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한 제재 11건 가운데 마지막으로 2017년 12월 채택된 2397호는 북한에 대한 정유 제품 공급량을 연간 200만 배럴서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를 24개월 이내(2018년 1월)에 송환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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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석유의 약 90%가 수출되고, 러시아의 에너지 주요 시장인 세계 2대 경제 대국 중국이 서방의 제재 대상인 러·이란·북한에 경제적 복원력(Ballast)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WSJ은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대외 공식 무역의 98%를 차지하는 교역국이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크리스토퍼 시프비스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없으면 이 연합은 무기력하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이런 파트너십이 약화할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우선 러시아는 유럽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다른 3개국과 달리 세계무역 체제에 통합돼 있는 만큼 이들 국가를 지원해 굳이 서방과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휴전 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서방과의 긴장이 더욱 팽팽해질 이 4개국의 내부 결속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협상 불발 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관세 부과를 경고한 상태이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군사적 행동까지 위협하는 '최대 압박' 정책을 시작했으며, 수천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제2차 관세 정쟁을 벌이고 있다.
시프비스 선임연구원은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북한과 핵무기 생산을 목전에 둔 이란의 결합(Nexus)은 서방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