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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국립국악원장에 문체부 출신 관료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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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3. 26. 09:35

비대위 "재공모 실시해야...갈라치기 행태 중단하라"
행정직 공무원 국악원장 임명 반대 기자간담회<YONHAP NO-3264>
전임 국립국악원장 등 국악계 인사들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료 출신을 국립국악원장에 임명하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움직임에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악계 인사들이 "행정직 공무원의 국립국악원장 임명을 반대한다"며 "적절한 원장 선임을 위해 재공모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국립국악원 전임 원장 등으로 꾸려진 국악계 현안 비상대책협의회(이하 '비대협')는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국립국악원 관치행정 반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임 국립국악원장 임명에 대한 요구사항을 밝혔다.

국립국악원장은 작년 6월부터 공석으로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올해 초 인사혁신처가 추린 신임 원장 후보 3명 중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공무원인 유병채 국민소통실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악계는 행정직 공무원이 국악원장에 임명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작년 12월 대통령령 개정으로 국립국악원장이 공무원도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로 바뀐 점도 국악계의 의구심을 키웠다.

직전 국립국악원장을 역임한 김영운 전 원장은 "국정 혼란기에 급하게 규정을 바꾼 뒤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응모를 했다는 점은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면서 "공무원이 국악원장을 맡아야 할 당위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원장은 "행정직 공무원은 국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기 때문에 이 시대 대중들이 국악에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드는 데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국립국악원 전 연구실장은 "국악원에는 이미 문체부 2급 공무원과 3~4급 공무원이 단장과 과장으로 파견돼 있다"면서 "원장까지 문체부 공무원이 온다는 것은 문체부가 국악원을 관리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연구실장은 "국립국악원장은 국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자리"라며 "(이러한 상황은)국악계 전체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대협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지난 30년간 국립국악원장을 서울대 국악과 출신이 차지했다고 언급한 데 관해서도 크게 우려했다.
김 전 원장은 "특정 학맥이 국악계의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한다는 불편한 오해를 사기에 좋은 얘기"라며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까다로운데 특정 학맥이 독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서울대 국악과는 1959년 국내 최초로 개교했고 한양대는 1972년, 이화여대는 1974년에 국악과가 개설돼 1970년대 후반에야 졸업생을 배출했다. 중앙대 국악과는 1981년에 개설됐다. 역대 원장의 취임 연령을 감안하면 사실상 2015년 이전은 서울대 출신밖에는 원장 대상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특정 대학 독점 주장은 사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면서 "국악계의 분열을 획책하는 악의적인 갈라치기 행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원장은 "국악계 차세대 리더들인 국립국악원 지방 분원 원장들 3명 중 국립국악고-서울대 출신은 1명밖에 없다"면서 "특정 학맥 편중 현상은 시간이 흐르며 역량을 갖춘 이들이 늘어나면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이 국악계 여론조사를 거쳐 원장직의 공무원 개방에 80% 이상이 반대하면 인사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에 관해선 "개헌보다 어려운 이런 식의 여론조사는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미용·김해숙 전 국립국악원장과 변미혜·김명석 전 연구실장, 이춘희·곽태규 전 예술감독을 비롯해 이상규 한국국악학회장, 김혜정 판소리학회장, 이건석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등이 참석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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