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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선고 임박에 용산 ‘신중모드’… 음모론·선동엔 조기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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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3. 25. 17:57

"예단하지 않고 기다릴 것" 대응 자제
유언비어엔 강도 높은 메시지로 차단
선고 늦어지며 정치권 대립 절정 달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맨 오른쪽)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 외에 통상관계장관회의·치안관계장관회의 등을 주재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왼쪽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용산 대통령실은 적막감에 휩싸였다. 주요 인사들은 약속한 듯 "헌재 선고 시기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모드로 들어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복귀로 환호성이 터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폭풍전야'의 고요다.



◇헌재 탄핵선고 길어지는 갈등·혼란 속 '신중모드'

25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재의 선고까지 대통령실의 관련 입장 발표 등은 없을 것"이라며 "예단하지 않고 헌재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헌재 선고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공개적인 발언과 대응을 자제하면서 차분하게 업무 정상화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사이 광장과 정치권에선 헌재의 탄핵심판을 앞둔 찬반 진영의 대립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날까지 헌재가 선고일을 공표하지 않으면서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갈등의 전선이 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헌재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심판 결과를 내놓은 직후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일도 지정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디데이(D-Day)가 잡히지 않으면서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4월 초 선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미 심리 기간은 100일을 넘겨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는 역대 최장(박근혜 전 대통령 91일)을 지나고 있다.



◇"작은 불씨도 번지는 예민한 시기"…'음모론' 사전차단

헌재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용산을 둘러싼 음모론과 각종 선동도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이 '김건희 여사의 호마의식'이라는 유언비어가 대표적이다. 한 유튜버가 "김건희 여사가 무속적 의식을 실행한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펴자 좌파성향의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이 급격히 확산했다. 반대로 윤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간첩들이 조직적으로 방화해 산불이 일어났다'는 맞불 주장이 번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전 국민적 재난인 산불을 음모론의 소재로 악용한 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신중모드를 유지하는 와중에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것은 음모론이 한번 불붙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만큼 조기에 진화해 여론의 장애물로 확대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탄핵 기각 결정을 기대하며 업무 복귀를 준비하는 사전정지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헌재의 탄핵 심판이 길어질수록 여론이 바짝 메말라 가면서 작은 선동과 음모론의 불씨에도 활활 타오르게 될 위험이 크다"며 "그동안 대통령실이 여러 가지 유언비어에 당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작은 소문이라도 휘둘리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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