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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보다 빠른 배송”… 테무, 韓 안방공습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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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3. 20. 18:06

C커머스 선두 확보 '직진출' 속도
연초 국내 판매자 모집 이어
김포에 5만평 물류센터 확보
중국산 직구+L2L 상품 취급
美 대체시장으로 한국에 '힘'
테무가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격 채비에 들어갔다. 지난 2월 한국 판매자 모집에 이어 이달에는 경기 김포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직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3년 7월 한국에 판매 사이트만 열어놓고 물건만 팔던 소극적 행보에서 벗어나 올 들어서는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 2기 들어서 중국에 대한 관세장벽이 높아지며 주력 시장인 미국 사업이 막히자 한국을 신시장으로 삼고 매출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4년 먼저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도 영향을 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김포 구래동에 있는 연면적 약 16만5000㎡(약 5만평)의 물류센터를 장기 임차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상·저온 복합 설비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등 주요 공항·항만이 가깝고 소비자가 몰려 있는 서울과도 인접해 테무의 현재 주력 사업인 직구 판매의 배송기간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빠른 배송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에는 지난달부터 한국 시장에 도입한 '로컬 투 로컬(L2L·한국상품 직접 유통)'의 상품도 이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운영은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직스가 맡았다.

테무가 4년 먼저 한국에 진출한 알리보다 먼저 물류센터를 확보한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무가 견제하는 곳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쿠팡이 아니라 같은 C커머스인 알리"라면서 "알리보다 늦은 만큼 빠르게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알리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올 상반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테무에 조급함을 안겨줬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테무는 알리와 상황이 다르다"면서 "미국 시장이 막힌 테무는 한국에서 어떻게든 매출을 올려야 하는 절실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무는 현재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를 포함해 전 세계 90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력 시장은 미국이다. 2018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PDD홀딩스의 자회사로, 중국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와도 '한지붕 한가족'이다. 즉 미국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매출을 올려야 하는 구조다.

반면 알리의 모회사인 AIDC(알리바바인터내셔날)는 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한국이 차지하는 매출은 극히 미미해 알리의 한국 진출은 시장 확대보다는 동남아 등에 진출할 수 있는 거점국으로 활용하는 데 우선하고 있다.

테무는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이 지난해 기준 242조원대로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권으로 평가받고 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물류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점에 주목했다. 또 알리가 지난 한 해 쿠팡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미국의 대체시장으로 한국을 꼽은 이유다.

테무 앱 결제 금액도 점점 증가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와이즈앱·리테일 표본조사 결과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테무에서 결제한 추정 금액은 2023년 311억원에서 지난해 6002억원으로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알리와 마찬가지로 반중정서, 위해성 논란, 개인정보 유출 등은 테무가 넘어야 할 과제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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