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 배우의 주인공 캐스팅이 '원작 훼손' 논란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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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백설공주'는 개봉일인 전날 하루동안 2만3047명을 불러모아,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2만3127명)에 근소하게 뒤진 2위로 출발했다.
이처럼 시작은 아주 나쁘지 않았지만, 흥행 성공 여부를 가늠할 예매율에서는 적신호가 켜졌다. 개봉을 사흘 앞둔 지난 16일 예매율 1위에 올랐던 '백설공주'는 20일 오전 기준 순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15.1%)과 강하늘 주연의 '스트리밍'(15.1%)에 밀려 2계단이나 하락한 3위에 자리했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의 반응도 다소 평이한 수준이다. CGV 골든에그 지수는 69%에 그치고 있으며, 네이버의 실 관람객 평점은 7.41점(10점 만점)에 머물고 있다,
디즈니가 1937년 공개했던 세계 최초의 풀 컬러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실사 뮤지컬로 리메이크한 '백설공주'는 타이틀롤을 연기한 레이첼 지글러의 까무잡잡한 피부색을 두고 개봉 전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라틴계 배우 지글러가 이름처럼 '눈처럼 하얀' 피부의 여주인공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원작을 훼손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했는지 디즈니는 시사회도 조용하게 치렀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등 북미 지역 개봉에 앞서 지난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엘케피탄 극장에서 열린 프리미어 시사회는 주요 출연진이 한껏 차려입고 나서는 레드카펫 행사 없이 간소하게 진행됐고, 영국 런던 시사회는 아예 취소됐다.
또 촬영 시작 전인 지난 2022년 한 인터뷰에서 "원작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백설공주를 키스로 구하는) 왕자는 스토커나 다름없다. 이상하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던 지글러를 비롯해 '여왕' 역의 갤 가돗 등 주연들의 방송 출연과 매체 인터뷰는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백설공주'의 흥행 결과에 따라 디즈니 뮤지컬 영화의 향후 캐스팅 방침이 달라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디즈니는 2023년작 '인어공주'에서도 원작 애니메이션과 달리 흑인 배우를 주인공으로 기용했다 흥행에 참패한 적이 있어, 이번 '백설공주'가 변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