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후티 공격 멈출 때까지 공습 계속”

헤그세스"이란, 이젠 물러서야"경고
왈츠, 예멘 내 이란 목표물 타격 시사

예멘 사나에서 16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미국의 공습으로 인근 지역이 타격을 받은 다음 날, 출입이 통제된 지역에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후티 반군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미국이 예멘의 여러 도시에서 후티 반군이 점령한 지역을 대상으로 공습을 감행해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 EPA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항해 선박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공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티가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우리도 공습을 멈출 것"이라며 "그러나 그때까지 작전은 계속될 것이며, 중단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작전의 목적은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오랫동안 후티를 지원해 왔으며, 이제는 물러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하루 전 미군의 공습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이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데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이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작전의 일환으로 예멘 내 이란 관련 목표물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뿐만 아니라 이란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계된 목표물도 겨냥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인터넷 전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월츠 보좌관은 '타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예멘 해안 근처에서 후티 반군의 정보 수집을 돕는 이란 선박, 이란 군사 훈련 교관과 "후티 반군이 세계 경제를 공격하는 데 활용하는 기타 지원 요소"를 언급했다. 또 그는 "이란은 미사일, 무기화, 우라늄 농축 등 모든 핵 프로그램 요소를 포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추가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보건부 대변인은 이번 미군 공습으로 53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5명은 어린이, 2명은 여성이라고 밝혔다. 또 9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한 이후 중동에서 미국이 단행한 최대 규모의 군사 작전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작전이 몇 주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후티 지도자인 압둘 말릭 알후티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미국이 예멘을 계속 공격하는 한, 우리는 홍해에서 미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맞섰다.

또 후티군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미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과 그 호위함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국 관계자는 "미군 전투기가 이날 후티 드론 11대를 격추했다"며 "트루먼호에 위협적인 공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군은 또 예멘 해안에 미사일 1발이 낙하한 것을 탐지했지만, 이는 위협으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지난 10년간 예멘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지 않으면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후티는 2023년 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수십 차례 선박 공격을 감행해 글로벌 무역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군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 호세인 살라미는 후티의 공격 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리의 적들에게 경고한다. 만약 그들이 위협을 실행에 옮긴다면, 이란은 단호하고 파괴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국영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티가 이런 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갖춘 것은 전적으로 이란의 지원 덕분"이라며 "이번 작전은 이란에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만약 이란이 후티 지원을 계속한다면, 그들이 미국 해군과 국제 선박을 공격하는 데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