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 강경조치 이후 분위기 크게 변해
美 월경 막힌 44% "멕시코 남겠다"…멕시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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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된 인원은 8347명으로, 2023년 12월에 기록한 최고기록 22만5000명에서 급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는 △남부 국경을 통한 망명 신청 전면 중단 △국경 순찰대를 활용한 불법 월경 단속과 심리적 위협 △수갑을 채운 채 본국으로 강제 추방 비행과 대대적 홍보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조치들이 상당한 변화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달 수십만 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몰려오며 혼란과 불안정이 이어졌던 국경 지역은 이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새 이민 제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월경자 수는 이미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월에는 이 수치가 대폭 줄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민자 감소 현상은 미국-멕시코 국경뿐 아니라 중남미 지역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파나마 이민 당국에 따르면 특히 남미와 중미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지역을 통과하려는 인원은 올해 2월 408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의 3만7000명에서 크게 줄었다.
미국 내 정치 기류도 바뀌어 과거 이민자 보호를 내세우며 '피난처 도시'를 자처했던 일부 지역 주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강경정책에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민주당 주지사들은 이민 단속에 협력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초반에도 이민 유입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오래가지 않은 전례가 있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특히 이민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쿠바 등 주요 이민 송출국에 대한 경제 제재가 이들 국가의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새로운 이민자를 크게 늘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중남미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어,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멕시코 경제를 이미 침체로 몰아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멕시코 국경을 통한 미국 월경이 막히자 멕시코에 주저앉는 사례도 늘고 있어 멕시코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IRC)가 올해 1월 600명 이상의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애초에 미국으로 향할 계획이었던 응답자의 44%가 이제는 멕시코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