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불확실성 2월 역대 2번째 급등
관세 전쟁 확산·대량 해고로 불안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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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3월 중순 기준 57.9로 전달(64.7) 대비 11% 급락했다. 지난 1월 소비 지출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3월8일까지의 일주일간 고객들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지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항공사 지출은 7.1%, 주택 개조 관련 지출은 2.7% 감소했다.
국제문제연구소(CFR)의 선임 연구원인 레베카 패터슨은 "미국 경제는 소비자 지출이 견인한다"며 "소비자의 움직임이 곧 경제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자기실현적 현실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소비자들은 필수품이 아닌 소비나 고가제품 구매를 우선 줄이고, 식료품같은 필수 지출에서도 저렴한 브랜드로 전환한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의류, 명품, 주류, 생활필수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도 소비 둔화 조짐을 감지하고 있다고 한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은 지난주 1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생활필수품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가계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횟수를 줄이거나, 친구들과 할인 정보를 공유하며 냉동식품과 휘발유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고등학생 딸의 해외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새 옷 구매와 음식 배달 앱 이용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증시 하락으로 퇴직연금이 줄어들면서 신차 구매를 보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전국자영업연맹(NFIB)에 따르면 미국 소규모 사업체들의 불확실성은 지난 2월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수준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이었다. 이에 따라 판매 전망도 선거 이후 반짝 상승한 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3월9일 폭스 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큰 변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기적 시기가 있다"라고 말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도화선이 돼 다음날 미 증시에서 하루만에 시가총액 4조달러(약 5832조원)가 증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지속되는 기간과 교역국들의 보복 조치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BNP파리바의 경제학자들은 "만약 보복 관세가 계속되고 무역 전쟁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기업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관세 규모가 클수록 경제적 비용이 커지며, 그 부담은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것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된 관세로 인해 미국 가구당 연평균 120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12개월 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하며 "정책 변화가 핵심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