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우 대행 "특검 필요성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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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 특검법의 위헌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법무부는 이번 특검법이 수사 대상·범위 불명확으로 인한 과잉수사 우려,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에 정면 배치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우선 법무부는 명태균 특검법 수사 대상이 최근 실시된 선거 관련 불법·허위 여론조사 실시 및 공천거래 의혹,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인사 결정 및 주요 정책 결정 개입 의혹 등 총 7건으로 파악했다. 특별검사는 해석상 모든 경선과 선거·주요 정책 결정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만큼 불명확한 수사 대상과 방대한 수사 범위로 과잉수사나 인권침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 대행은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사건을 수사할 수 있다는 인지 수사 규정과 결합하게 되면 최근 실시된 모든 경선·선거에 대한 수사가 가능해져 수사 범위가 무제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수사 범위 문제를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수사권이라는 건 행정부의 권한으로, 미국에서는 1999년도에 특검법을 폐지한 바 있다"며 "특검 자체가 때로는 지나치게 정쟁화되는 부작용이 있었기에 수사를 할 때 보충성·예외성 원칙을 가지고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 특검의 내제적 속성"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특별검사를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의 수사 미진 또는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이 의심되는 사안에 한해 투입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김 대행은 "특검법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포기하는 등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는 경우 등에 보충적·예외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안이 대통령의 특별검사 임명권을 침해하고 권력분립 원칙을 위배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도록 규정하면서 대통령이 2일 이내 의뢰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의뢰하도록 규정한다. 또 대통령이 대법원장으로부터 후보자 2명의 추천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 1명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추천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별검사로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서다.
한편 검찰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달 17일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소속을 바꾼 뒤 명씨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검찰은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