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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LED’ 삼성 바짝 쫓는 中… LCD 악몽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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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승인 : 2025. 03. 12. 17:42

하이센스 등 저가공세에 선두자리 내줘
"삼성, OLED 강화로 차별화 경쟁 필요"
미니 LED TV 선두를 달리던 삼성전자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추격당해 4위로 내려앉았다. 과거 한국이 1위였던 LCD 시장을 중국에 내줬던 실패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니 LED를 앞세운 중국의 프리미엄 TV 시장 잠식 속도도 한층 빨라지는 모양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미니 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4위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86%를 점유하며 1위에 올랐던 데서 순식간에 순위가 하락했다. 1~3위에는 하이센스·TCL·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밥 오브라이언 DSCC 연구원은 "한때 미니 LED 분야를 주도했던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에 밀려버렸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 업체들은 공장 설립 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미니 LED TV 시장에서 제품 개발·출시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이 미니 LED TV 출하량을 늘린 지난해 4분기 이 시장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1368달러에서 1284달러로 하락했다.

과거 LCD와 비슷한 양상이다. 앞서 중국은 한국이 선도하고 있던 LCD 시장에서도 저가공세를 펼친 바 있다. 이에 국내 패널 업체들은 모두 LCD 사업을 철수했고, 국내 TV 업체들은 중국으로부터 LCD를 조달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업체들 대비 한국에 LCD 패널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공급하면서 한국 LCD TV는 가격 경쟁력까지 낮아진 상태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중국 업체 3곳(TCL·하이센스·샤오미)의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한국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강점을 두고 있는 OLED TV 시장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TV 시장이 본격 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미니 LED를 앞세워 TV 시장을 두드려서다. 지난해 4분기 미니 LED TV 시장 출하량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0% 급증할 동안 OLED TV 출하량은 5%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때 OLED가 대표였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미니 LED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61%로, 이미 OLED를 넘어섰다.

이충훈 대표는 "삼성전자도 기존 시장을 수성하려면 중국의 미니 LED TV 시장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후발주자와 경쟁하려면 가격에 집중해야 하는데 중국과는 도저히 가격으로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OLED를 강화하는 방법이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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