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중심 밸류업 계획 바람직” A0 등급 부여
비은행 실적 악화로 인한 수익 성장력 둔화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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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평가다. 명확한 목표치와 뚜렷한 시점을 담아낸 데다, 주당가치 제고를 위해 금융사 중 가장 활발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 점이 전문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다만 밸류업의 동력이 되는 수익성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를 탈환했음에도 비은행 자회사의 부진으로 인해 그룹 실적의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개선 여부가 향후 밸류업 계획 이행의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12일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 "자본의 효율적 배치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고, 이를 실현화하기 위한 체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하다"며 "구체적인 시점과 주주환원율을 상세하게 공유하며 가시성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다"고 호평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신한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A0' 등급을 부여한다는 논평을 냈다. 포럼은 신한금융의 계획에서 목표에 대한 구체성과 주주 친화적인 모습이 돋보인다며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밸류업 정책 수립 과정에서 그룹 이사회가 중심이 되는 프로세스를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이사회 중심의 계획 수립·결의 절차를 다른 상장사들도 따르길 권고한다"고 제언했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매 분기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하면서 주주환원 제고 의지를 내비친 데다,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목표를 수립한 점이 주목받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사고로 인해 자사주 소각 규모 확대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예상을 상회한 자사주 소각을 결의하면서 주주환원 제고 의지가 재확인된 점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기대에 못 미친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당기 순익은 전년 대비 3.4% 늘어난 4조5175억원으로, 경쟁사인 KB금융(10.5%), 우리금융(23.1%)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저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손실에 더해 카드·캐피탈의 순익이 감소하는 등 비은행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신한금융이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밸류업 계획을 수립한 만큼, 주주환원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실적 반등이 필수적이다.
이에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올해 신한금융 밸류업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에 있어 궁극적으로 주주환원율과 이익체력을 모두 제고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신한금융 밸류업의 향후 관건은 비은행 자회사의 정상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