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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위기냐, 기회냐] 해외수주 3년째 ‘0건’… CEO 네트워크 활용해 실적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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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3. 11. 18:17

2022년 574만달러 계약후 지지부진
정몽규 한국축구협회장 4연임 성공
일각 "신뢰성 확보… 해외사업 이점"
고수익형 자체 분양 등 국내에 치중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최근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했다. 사실 정 회장의 4연임은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도 문화체육관광부 같은 정부 부처와 정치권으로부터 다양한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4연임이 HDC현대산업개발을 필두로 그룹의 해외진출을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내수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해외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수장의 활동력과 맨파워, 신뢰도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부관리회계기준을 적용한 별도기준 HCD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말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8%로 집계됐다. 국내 주택 시장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574만 달러를 신규 계약하며 95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 최근 2년 이상 이름을 찾아 볼 수 없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한 기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그나마 해외 수주에 활발하게 나선 시기는 2018~2019년이다. 당시 관급공사에선 △인도 뭄바이 해안도로 공사(2018년·1377억원) △에티오피아 고레-테피 도로 공사(2019년·1583억원) 등이, 민간공사에선 방글라데시 방가반두 셰이크 무지브 의과대학(BSMMU) 병원 공사(2018년·706억원) 등이 있다. 이는 정몽규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 있으면서 수주했다.

당시 회사는 한국-인도 정상회담에서 경제를 매개로 한 양국 간의 협력방안이 논의 된 후 민간차원의 결실로까지 맺어진 첫 사례라며, 방글라데시 BSMMU 병원 공사에 이어 해외사업 확장을 꿰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베트남 외 방글라데시에 지사를 추가로 설립해 인프라 및 건축 분야에서 양질의 사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해외 공사 수주 건이 뜸한 상태다. 지난해 9월 말 HDC현대산업개발의 계획대로라면 관급공사의 경우 '에티오피아 고레-테피 도로' 프로젝트는 지난달에 완공되면서 더 이상의 현장은 없다.

HDC현대산업개발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선 배경은 복합적이다.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찾으려는 목적이 크다. 이에 건설사들은 해외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해외 비중은 47%, 현대건설은 40% 안팎, 대우건설은 25% 안팎이다. 쌍용건설·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월 말까지 올해 해외수주 순위에서 각각 5위·7위에 올랐다. 당장 사업 중심을 해외로 둘 순 없어도, 점차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는 게 건설업계의 전략이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2년간(2022~2023년) 매출이익률(매출/매출원가)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3.1%로 전환됐다. 매출이익률이 마이너스라는 뜻은 매출원가가 매출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3.1%여도 판매관리비를 생각하면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측된다. 증권업계에선 올해도 HDC현대산업개발의 해외 실적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매출뿐만 아니라 매출이익률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내놓은 전략을 보면 여전히 국내에 집중돼 있다. 외주주택·자체공사부문은 자체 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적극 활용해 자체적으로 토지를 매입·분양·시공하는 고수익형 자체 분양사업에 나선다. 일반건축부문에선 복합개발로 사업분야를 고도화해 나가고, 토목부문에선 대규모 개발형 토목공사 수주를 노릴 계획이다.정 회장이 국내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 4연임에 나선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을 받는 이유다. '대한축구협회장'이라는 직함이 있을 경우 해외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원론적으로 보면 맨파워보다는 품질·가격경쟁력이 중심이 돼야 해외 수주에 성공할 순 있다"면서도 "다만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으로 다져온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사업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답변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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